“야구가 끝나면 허무했다…GG 너무 받고 싶었어” KBO 현역 통산타율 1위 예약, 부모님 위해 야구한다 ‘다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가 끝나면 허무했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33)는 통산타율 0.326으로 3000타석 이상 기록한 KBO 역대 타자들 중 타격 3위다. 1위 이정후(25, 0.340)가 내년에 메이저리그로 가기 때문에, 박건우는 사실상 통산 2위, 현역 1위에 오르게 된다.
그런 박건우는 2009년 데뷔 후 한번도 골든글러브를 받아보지 못했다. 2015년 포스트시즌서 두각을 드러냈고, 2016년 두산 왕조 개막과 함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9년 연속 3할을 쳤지만, 골든글러브 레이스는 홈런왕, 타점왕 등 굵직한 타이틀홀더가 후보군에 있으면 3할 하나로는 수상이 쉽지 않다.
박건우는 리그 최고의 오른손 교타자지만 홈런과 타점을 많이 생산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도 올해 85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썼다. OPS 0.877도 경쟁력이 있었다. 결국 데뷔 15시즌만에 처음으로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박건우는 시상식 전만 해도 “받고 싶은데 30%만 기대하겠다. 그래야 못 받으면 상처를 덜 받는다. 사실 크게 기대한 시즌(2017년)이 있었는데 못 받고 돌아갔다. 이번엔 좋은 자리에서 즐기고 싶어서 왔다”라고 했다.
그러나 수상 이후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박건우는 “저는 진짜, 이 골든글러브를 사실 너무 받고 싶었어요. 정말 멋있어 보였었거든요. 야구가 솔직히 끝나고 연봉 협상을 하고 그러다 보면 되게 허무할 때가 많아요”라고 했다.
상을 받기 위해, 상만 바라보고 야구를 하는 선수는 없다. 그러나 기왕 좋은 성적을 냈다면, 상 욕심이 나는 건 사람이라면 당연하다. 박건우는 “내가 이렇게 해서 한 해를 보상받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만 또 맨날 이렇게 팬들 앞에 있다가 갑자기 집에서 누워 있고 이러면 되게 좀 멍할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그 기분을 좀 더 오래 가져가고자 시즌 마지막에 받을 수 있는 이 상을 한번 받고 싶었어요”라고 했다.
박건우는 전반기 막판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마음고생도 있었다. 그래도 마무리를 잘 했다. 포스트시즌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고, 골든글러브를 받으며 6년 100억원 FA 계약자로서 자존심을 세웠다. 그리고 박건우의 시선은 부모님을 향한다.
박건우는 “정말 하고 싶은 말,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말하고 싶은 게 있다. 부모님이다. 항상 뒷바라지 해주셔서 감사하다. 남은 인생은 부모님을 위해서 야구하고 싶다. 부모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자식이 부모님 뜻을 잘 헤아리고 용돈도 많이 드리면 최고의 효자다. 박건우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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