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베트남 찾은 시진핑 "중-베트남 운명공동체 구축할 것"(종합)
중국, 철도 노선 위한 보조금 지원 등 베트남 포섭에 힘쓸 듯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6년 만에 베트남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격상해 '전략적 중국-베트남 운명공동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중국 중앙(CC)TV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공동의 노력을 통해 중국과 베트남 관계는 정치적 상호신뢰가 더 큰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양국은 이미 베트남의 최고 외교 지위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에서 더 나아간 양국 관계를 시사한 것이다.
또 시 주석은 쫑 서기장에게 "중국은 이웃 외교에서 베트남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중국은 항상 전략적, 장기적인 관점에서 베트남과의 관계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발전, 인민 행복, 인류 진보를 추구하기 위해 쫑 서기장과 함께 양당과 국가 관계의 새로운 정립과 중국 건설을 발표할 용의가 있다"며 "중국과 베트남의 사회주의 건설 사업은 꾸준히 전진해 지역과 세계 전반의 안정과 발전, 번영에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베트남을 국빈방문하고 있다. 베트남 일간 뚜오이 쩨(Tuoi Tre)에 따르면 시 주석과 쫑 서기장은 서명문건 소개를 참관한 뒤 다과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쫑 서기장은 이날 저녁 시 주석을 위한 국빈 리셉션을 주최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국경 간 철도 개발 및 무역을 포함해 37건의 협정을 체결하고,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베이부만(베트남명 통킹만)에서 공동 순찰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측에서 베트남 하노이와 중국 남부 광시성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 강화를 위한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는데, 관련 내용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13일에는 호치민 묘소에 헌화한 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보 반 트엉 국가주석, 브엉 딩 후에 국회의장과 회담할 예정이다.
◇시진핑, 베트남과의 관계 격상 꾸준히 강조
시 주석은 베트남과의 관계 격상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는 베트남 방문과 동시에 공개한 서면 연설에서도 "베트남 지도자들과 총체적이고 전략적인 문제에 관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기대한다"며 "이는 양국 관계 방향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은 공동 관심사로 국제 및 지역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베트남 방문에 앞서 베트남 난단 신문에 "전략적 의미를 지닌 중국-베트남 운명공동체는 아시아 운명공동체,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이라는 대업에 더 많은 국가를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며 "아시아의 장기적인 발전과 선린 관계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더욱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세계 평화와 발전에 더 큰 공헌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양국 간 만남의 의미를 설명했다.
◇시진핑, '대미 견제' 목적으로 베트남 찾은 듯
시 주석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것은 6년 만이다. 이처럼 시 주석이 오랜만에 베트남을 찾는 데는 '대미 견제'라는 목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베트남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이슈를 동맹 및 우방국을 통해 해결한다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목적지로 그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과 미국은 서로 앞다퉈 베트남에게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앞서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지난 9월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났는데, 닷새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하노이를 찾아 양국 외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이처럼 미국은 베트남과의 관계를 격상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으나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베트남이 미국의 손을 잡은 것은 탈중국을 위한 노선 변경이 아닌 실용외교의 일환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산당 1당 지배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베트남은 중국과 특별한 유대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다만 베트남이 필요에 따라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만큼, 초조해진 중국은 다방면에서 베트남 포섭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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