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차이·주도권 다툼…‘제3지대 빅텐트’ 치기도 전에 파열음
류호정 “지금은 이준석과 공통점 찾기 어려워”…화합 미지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 사진)와 금태섭 전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오른쪽)을 포괄하는 ‘제3지대 빅텐트’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흔들리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을 비판하는 ‘새로운선택’ 인사들에게 불쾌함을 표시했고, 류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지금 시점에선 공통점을 찾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세력 간 생각 차이와 주도권 다툼으로 빅텐트를 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 전 의원과 류 의원이 함께하는 새로운선택은 12일 공식 창당 절차를 전날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전날 병역 성평등과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를 내건 젠더정책 합동 발표를 하는 등 공동 행보를 하고 있다. 금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수차례 만나 제3지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3시간 동안 난상토론을 벌이는 등 빅텐트 가능성을 시험했다.
하지만 금 전 의원 뜻과 달리 다른 인사들 사이에 반목이 드러나면서 빅텐트 논의가 초반부터 삐걱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새로운선택 안에 업이 이준석 까는(비판하는) 것인 사람들이 있다”며 “제3지대를 하면서 ‘안티 이준석’이 모토면 그냥 하라고 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통보하듯이 창당하겠다고 하는 건 (나와) 지분 싸움 하겠다는 건가”라며 새로운선택이 창당 작업을 먼저 진행한 데 대한 문제 제기도 했다. 곽대중 새로운선택 대변인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전 대표의 “12월27일 탈당하면 창당에 한 달 걸린다” 발언을 겨냥한 듯 “정당을 그렇게 쉽게 보는 사람, 쉽게 망하고 가볍게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저와 이 전 대표 사이에 지금 시점에서 공통점을 찾는 건 상당히 어렵다. 지금 해보자는 정치는 우리 진영 지지자가 좋아할 만한 말과 행동만으로 말하고 상대 진영의 지지자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하는 정치가 아니다”라며 “아직 이 전 대표에게서 그런 절제와 공존을 발견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빅텐트 논의 과정에서 예상된 진통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기 주장이 강한 인사들이 국민의힘 출신부터 정의당 출신까지 한 텐트 안에 모여 융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빅텐트에 참여한 세력들 간에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싸움까지 합쳐져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금 전 의원은 통화에서 “다양한 의견을 한데 모으려면 우리부터 먼저 이해하고 양보하고 무엇보다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류 의원의 화합에 관해 “두 분은 생각한 대로 솔직하게 말하는 분들이라 얼마든지 대화하고,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 상대의 시각을 참고도 하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금 전 의원의 만남을 주선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통화에서“정치라는 게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소한 문제는 제쳐두고 참고 지나가는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서로가 아무것도 안 된다”고 말했다.
조미덥·문광호 기자 zorr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실 “김 여사, 다음 순방 동행 않기로”…이후 동행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
- 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고 했다”…김건희에게 대통령실 이전 조언 정황
- 김예지, 활동 중단 원인은 쏟아진 ‘악플’ 때문이었다
- 유승민 “역시 ‘상남자’···사과·쇄신 기대했는데 ‘자기 여자’ 비호 바빴다”
- [제주 어선침몰]생존자 “그물 들어올리다 배가 순식간에 넘어갔다”
- [트럼프 2기] 한국의 ‘4B’ 운동이 뭐기에···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관심 급증
- ‘프로포폴 불법 투여’ 강남 병원장 검찰 송치···아내도 ‘중독 사망’
- 서울대 외벽 탄 ‘장발장’···그는 12년간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다
- 주말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교통정보 미리 확인하세요”
- 조훈현·이창호도 나섰지만···‘세계 유일’ 바둑학과 폐지 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