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금태섭 신당’으로... 장혜영은 정의당 잔류
류 “자진 탈당 생각 안해”
정의당 주류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함께 내왔던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12일 대립각을 세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류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신당과의 공동 창당을 선언했고, 장 의원은 정의당에 남기로 했다. 그동안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 거부 등을 함께하며 당내서 ‘류장 연대’로 불리던 두 사람이 끝내 결별을 선택한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 4월부터 정의당이 제3지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당내 모임 ‘세번째 권력’ 활동을 해왔다. 기존 노동, 이념 중심의 노선에서 벗어나 실제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신당 창당 여부와 시기, 함께할 세력, 정책 노선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류 의원은 제3지대 성공을 위해선 가능한 한 많은 세력과 함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장 의원은 가치 중심 연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 류 의원은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장 의원은 “반(反)여성주의 행적에 대한 사과 없인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장 의원은 지난달 30일 세 번째 권력에서 탈퇴했고, 류 의원과 남은 인사들은 지난 8일 금 전 의원 신당과의 공동 창당을 선언했다. 정의당은 류 의원을 향해 “당장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했으나, 류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에서 “자진 탈당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로운 세력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그 세력에 가서 하는 게 누가 봐도 상식적인 일”이라며 류 의원이 탈당해야 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류 의원과 금 전 의원이 전날 발표한 젠더 정책에 대해서도 “별로 좋은 정치 행보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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