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기현 물러날지도 모른단 생각에 린치···당신들도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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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강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06.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거취 표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김 대표가 사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예의는 갖추라"라고 밝혔다. 김 대표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당내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기현 대표의 거취에 대해 말이 많다"며 "김기현 대표가 물러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 버릇들이 도져서 이래저래 한마디씩 보태면서 린치하고 있는데, 김기현 대표가 사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하더라도 예의는 갖춰라. 싸가지 없는 사람들아"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강서보궐선거의 책임이 김기현 대표에게 있다고 보지도 않고, 억지로 사면해서 후보 내보낸 사람에게 있고, 난감한 혁신위원장 들여서 받을 수도 없는 혁신안을 갖고 실랑이하느라 더이상 당대표직을 수행하는게 어려워진 것은 맞지만, 용산에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김기현 대표에게 린치하는 당신들은 정말 싸가지가 없다"고 적었다.

이어 "지금 당이 어려운 것은 김기현 대표가 뭘 능동적으로 잘못한 것이라기보다, 용기가 없어서 들이받지 못한 정도"라며 "그런데 그건 당신들도 공범 아닌가. 비록 100% 당원투표였지만 당원들이 뽑은 대표이고, 어떤 결단을 하게 되면 마음마저 다치지 않도록 잘 모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출된 당대표 두 명이 등 떠밀려 임기를 마치지 못하는 것이 당대표들이 별나서 그런 건지, 아니면 같이 일하는 대통령이 별나서 그런 건지 되짚어 봐라"라며 "내가 대표-원내대표 관계로 일해 본 김기현 대표는 정말 참을성이 많고 일의 수습과 뒤처리를 잘하는 분"이라고 했다.

또 "이 고리를 끊지 못하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정상인은 당대표를 하지 못할 것이고, 가장 비굴하고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지록위마에 양두구육을 콤보로 하는 자만 당대표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랬을 때 당은 망한다"며 "기가 차서 반말로 한다. 싸가지 없는 사람들아. 당신들이 선출된 대통령을 선출된 왕인 양 모시다가 이 당은 정상적인 당 대표를 갖지 못하는 당이 되어버렸다. 연판장은 왜 용산에는 쓰지 못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전쟁 드라마 '밴드오브브라더스'에 나온 대사 'you salute the rank, not the man'(계급을 보고 경례를 하는 것이지 사람을 보고 경례하는 것이 아니다)로 SNS 게시글을 마무리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