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의 고백 “매수 리포트만 쓰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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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의 투자 리포트가 '매수' 일색에 높은 실적을 추정하는 경우가 압도적이라는 나오는 가운데 한 애널리스트가 이 같은 비현실성의 원인 중 하나가 '투자자들의 항의'라는 보고서를 내놔 이목을 끈다.
특히 이 애널리스트는 보다 정확한 증권사 전망이 나오려면 투자자들이 이를 수용하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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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의 투자 리포트가 ‘매수’ 일색에 높은 실적을 추정하는 경우가 압도적이라는 나오는 가운데 한 애널리스트가 이 같은 비현실성의 원인 중 하나가 ‘투자자들의 항의’라는 보고서를 내놔 이목을 끈다. 특히 이 애널리스트는 보다 정확한 증권사 전망이 나오려면 투자자들이 이를 수용하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강현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50.6%에는 웃지 못할 사연이 있습니다’를 내놨다.
강 연구원은 "최근 전문 투자자와의 미팅에서 빈번하게 듣는 질문이 지금 형성되고 있는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현실성에 관한 점"이라며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모아 만든 상장사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2023년 대비해 2024년 50.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숫자"라고 밝혔다.
그는 "분석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이처럼 과도한 컨센서스가 형성된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자문한 뒤 "이에는 사실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십수 년 전 예전 회사에서 투자전략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당시 주식시장에 대해 하락 의견을 제시했다"며 "보고서가 나간 이후 어느 투자자분께 ‘강현기’라는 사람을 당장 조처해야 한다는 항의성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도 필자의 의견에 대해 그 논리나 결론에 불편함을 느끼셨던 것 같은데, 최종적으로는 당시 필자의 상관께서 진땀을 흘리며 전화 응대를 마무리 지으셨던 기억이 난다"며 "다행히 오늘날에는 이 같은 현상이 확연하게 줄었지만, 오랜 시간 쌓여 온 업계의 관행을 무시하기도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질의 애널리스트 의견이 제시되기 위해서는 이를 수용하는 세상의 태도 역시 중요하다"며 "주식시장에 대한 의견 교류 문화를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가야 할지는 참여자 모두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시장이 제시한 올해 대비 내년 상장사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치인 ‘50.6%’라는 숫자에 대해선 "직선적 사고와 더불어 낙관적 편향이라는 암묵적 관행을 더한 결과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하려면 금융위기 직후처럼 세계 각국이 동시다발적으로 재정·통화 양측에서 대규모 부양책을 실행하거나, 코로나19 사태 직후처럼 부양책과 더불어 대면 소비가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경우"라며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 연구원은 "글로벌 재고 순환 사이클이 순환적인 저점에 위치한 만큼 내년 한국 주식시장이 상승은 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내년 상반기 동안은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수정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상반기 일정 시점까지는 주식시장이 바닥 다지기를 진행한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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