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감독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美 골든글로브 5개 부문 후보
한국계 캐나다 감독 셀린 송이 연출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11일(현지 시각)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5부문 후보에 올랐다. 작품상(드라마),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드라마), 외국어영화상 등 5부문에 이름을 올려 2020년 ‘기생충’의 기록(3부문)을 넘어섰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시상식으로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도 불린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 간 ‘나영’(그레타 리)이 초등학교 시절 단짝이었던 ‘해성’(유태오)과 20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로 셀린 송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송 감독은 영화 ‘넘버3′ 등을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자, ‘만다라’ ’씨받이’ 등의 각본을 쓴 송길한 시나리오 작가의 조카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한국에서 태어나 12세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갔고, 캐나다 퀸스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에서 극작가로 활동해 왔다.
한국에서의 옛 친구를 뉴욕에서 다시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송 감독은 “어릴 적 연인과 지금의 남편 사이에서 두 언어와 두 문화를 통역하면서, 제 자아와 인생의 두 부분을 번역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각본을 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두 남녀의 애틋한 만남을 통해 ‘인연’에 대해 돌아보게끔 하는 작품으로 불교적인 메시지가 해외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영화 배급사 CJ ENM과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인 A24가 공동 투자·배급한 영화다. 지난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베를린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등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예측하는 지표 중 하나인 미국영화연구소(AFI) ‘올해의 10대 영화’에도 선정되며 본격적인 오스카 레이스에 돌입했다. 한지윤 CJ ENM 홍보팀 부장은 “오랫동안 해외 투자를 해왔지만 영화 산업의 본토인 미국에서 성과를 내긴 쉽지 않았다”면서 “’기생충’이 한국에서 만든 완성품으로 상을 받았다면, ‘패스트 라이브즈’는 투자·제작부터 배급까지 할리우드 시장을 파고든 작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지난 6월 미국에서 먼저 개봉했고, 국내에선 내년 3월쯤 개봉할 예정이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1월 7일 열린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 부문에서 크리스토퍼 놀런의 ‘오펜하이머’, 마틴 스코세이지의 ‘플라워 킬링 문’, 브래들리 쿠퍼의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등과 경쟁한다. 감독상 부문에선 놀런, 스코세이지를 비롯해 ‘바비’의 그레타 거윅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합을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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