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글로벌픽] 4년 만에 ‘중국화’ 된 홍콩…봄은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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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지난 10일 제7회 구의원 선거가 열렸습니다.
이듬해에는 '애국자'만이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홍콩의 선거제를 뜯어고쳤습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선거가 '고품질 선거'였다"면서 "우리의 훌륭한 선거 문화를 전적으로 보여주고 개편 구의회 체제가 훨씬 우월함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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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지난 10일 제7회 구의원 선거가 열렸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방선거 격입니다. 그런데 투표율이 27.5%에 그쳤습니다. 홍콩 당국이 지난 8일부터 콘서트와 드론쇼, 불꽃놀이, 무료박물관과 전시회 입장 등으로 구성된 ‘구의원 선거 펀(fun) 데이’ 행사를 열고, ‘투표 감사 카드’도 나눠주면서 투표를 독려했음에도 벌어진 일입니다.
4년 만에 ‘중국화’ 된 홍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2019년 11월 치러진 구의원 선거는 반정부 시위 도중 민주화에 대한 열망 속에 71.2%라는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민주당 등 범민주 진영이 전체 선출직 452석(전체 의석의 94%) 중 392석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홍콩의 봄’이 오는 듯했습니다.
놀란 중국은 2020년 6월 30일 홍콩국가보안법을 시행했습니다. 이듬해에는 ‘애국자’만이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홍콩의 선거제를 뜯어고쳤습니다. 선거제 개편 후 2021년 9월 치러진 선거위원회 선거는 약 8000명의 간접 선거로 진행돼 역대 최고인 90%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당선자의 99.9%가 친중 진영에서 배출됐습니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1500명에 불과한 선거위원회(선거인단)의 간접 선거로 지난해 5월 치러졌는데 투표율이 97.74%에 달했습니다. 단독 출마한 존 리 후보는 99.4%의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이번 구의회 선거도 대폭 바뀌었습니다. 선출직이 88석(전체의 19%)으로 대폭 감축됐습니다. 대신 친중 진영으로 채워진 각 지역 위원회 3곳이 선출하는 176석, 정부 임명직 179석, 관료 출신 지역 주민 대표 몫 27석으로 구성이 개편됐습니다. 유권자가 직접 뽑는 의석이 전체의 5분의 1에 불과해, 구의회는 주민 요구와 무관한 결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선택권을 박탈당한 유권자 상당수는 투표권을 포기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와 홍콩 당국은 자화자찬하며 선거 결과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선거는 홍콩 구의회 제도 개편 후 첫 번째 실천으로, 선거 과정이 표준화되고 질서정연하며 공평·공정했다”며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의 새로운 기상을 보여줬다”고 했습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선거가 ‘고품질 선거’였다”면서 “우리의 훌륭한 선거 문화를 전적으로 보여주고 개편 구의회 체제가 훨씬 우월함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모로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배경으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을 떠올리게 하는 홍콩 상황입니다. 그 해 10월 18년 동안 집권한 독재자가 죽자, 국민들은 민주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2개월도 안 돼 신군부에 의한 군사 반란이 일어났고, 소수가 모여 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는 일이 발생했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국민들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통해 ‘봄’을 얻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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