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봄 12·12쿠데타 44년에 재조명된 원희룡의 전두환 세배
YTN "전두환 큰절, 전광훈 기도회 왜 원희룡에 엄격한가" 보도
우상호 "예전엔 괜찮은 인물" 이준석 "전두환 세배 후 고생"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서울의봄이 흥행하면서 12.12 군사쿠데타 44년째를 맞아 전두환에 큰절(세배)했다 곤욕을 치른 일화가 다시 소환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전두환 세배 사건이다.
YTN은 12일 유튜브 영상 YTN 돌았져(돌발영상이 있는 저녁)를 통해 <전두환 큰절에 이어 전광훈 기도회까지…원희룡에게 유독 엄격한 걸까? [와이즈픽]>라는 영상을 내보냈다. 이 영상은 지난 8일 텍스트 기사 내용만 보도했다가 이틀 뒤인 10일 영상뉴스로 제작했다.
YTN은 17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해인 2007년 1월2일 원희룡 장관(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서울 연희동에 있는 전두환씨 집을 찾아 전씨에게 세배를 올리는 장면을 내보내면서 “한복을 차려입은 전두환씨 앞에 큰절 하는 그의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원 장관은 연희동 집을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여러 가지 사정도 많이 겪는데 아주 밝으시고 또 나라 걱정 많이 하신다”며 “오늘 여러가지 많은 조언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YTN은 “상당히 밝은 표정으로 언론 앞에 섰는데 이런 그의 행동을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 특히 인터넷 공간에선 '변절자', '배신자, 제주에 다시는 내려오지 말아라'라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면서 파문이 일었다”며 “큰절 이후 이틀만에 고개를 숙였다”고 보도했다.
원 장관은 “우리 과거의 상처가 아직도 너무나 생생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기에 아직 여건이 안 됐다고 생각하는 많은 분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상황에 대해서 제가 유감스럽고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여러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런 비판 여론을 예상하고도 왜 전씨에 세배했는지를 두고 원 장관은 당시 “갈등과 분열의 역사, 이제는 화해로 가야 된다, 그런 차원에서 나름대로 용기를 내서 갔”다고 했다.
원 장관은 지난 4일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경북대구 장로 총연합 지도자 대회'에 참석해 발언해 논란이 됐다. YTN은 원 장관이 이날 연단에 올라 “오늘 장관 명단이 발표가 됐는데, 지금 여러분들을 뵈러 온 게 처음 일정”, “딱 한 사람을 붙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을 붙잡고 제가 헌신하고 희생하겠다”고 말하는 대목을 방송했다.
서로 한 무대에 서지는 않았지만 이후 전광훈 목사가 연단에서 “와따 원희룡 간증 잘하네”라고 극찬하는 장면도 YTN은 전했다.
이후 원희룡 장관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기독교 모임 참석 논란을 두고 “저의 소신은 보수의 혁신과 통합, 그리고 중도외연확장”이라며 “필요하다면 누구든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주장은 저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저는 아직도 장관의 신분이며 지난 모임은 정치 모임이 아니었다”며 “특정인이 참석했다고 해서 그를 지지하기 위해서 갔다는 식으로 짜맞추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YTN은 '전두환 세배' 사건이나 '전광훈 주최 기독교 모임 참석' 등 원희룡에 엄격한 세간의 시선을 두고 “(원 장관이 걸어온) 길을 쭉 지켜본 국민들의 인식과 생각 때문일 것”이라며 “원희룡은 강경보수 보다는 개혁적 이미지가 더 강해서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86 운동권 출신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1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원 장관이 전광훈 목사 집회에 왜 갔느냐는 질문에 “원 장관이 정치 행보할 때도 갑자기 뭘 이렇게 튀어서 사고 치는 경우가 꽤 있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 세배에 갔다가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옛날에 괜찮은 사람이었다”고도 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지난달 27일 JTBC <뉴스5후>와 인터뷰에서 “예전에 원희룡 지사도 개혁적인 정치인의 대표격으로 계시다가 갑자기 누가 제안했는지 몰라도 전두환 대통령 세배하고 나서 약간 고생하신 적도 있다”며 “이런 거 하나하나가 큰 영향을 줄 수 없을지는 몰라도 진로 자체가 흔들리게 되면 빠져나갈 수 없는 길이 보수정치에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당에도 종교인과 어울려서 나락 가신 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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