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한국타이어’ 공개매수 빨간불…조양래 “차남 경영권 방어” [한양경제]
차녀 조희원씨 지분 더하면 조 고문 ‘50%’ 넘어 성공
주가, 공개매수가격(2만원)보다 줄곧 웃돌아 녹록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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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 주식 공개매수 계획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 조현식 고문과 손잡고 동생인 조현범 회장의 경영권을 흔들기 위해 24일까지 ‘스페셜 시튜에이션스(SS) 2호’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SS 2호는 2021년 18억 달러(2조4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펀드다.
SS 2호 펀드에서 100%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가 공개매수 주체로 나선다. 투입 자금은 3863억~518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조 고문은 18.93%,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는 10.61%,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0.81%를 각각 보유 중이다.
MBK파트너스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조 고문, 차녀 조희원씨는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20.35~27.32%(1931만5214∼2593만4385주)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이들의 지분율은 49.89~56.86%에 달해 조현범 회장 지분율(42.03%)을 넘게 된다.
하지만 공개매수에 대한 환경이 그리 녹록치 않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1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 중인데, 시장에서 유통 중인 주식이 많지 않은 상황에 20% 넘는 지분을 공개매수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또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발표 이후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이미 공개매수 단가인 2만원을 훌쩍 넘었다. 이날 종가는 전일 1550원이 하락한 2만1000원을 기록했으며, 7일 한때는 2만3750원까지 오른 바 있다.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공매매수가를 올리지 않겠다고 했으나 결국 가격을 높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기에 조양래 명예회장이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설 뜻도 내비쳤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회사와 투자자들의 혼란과 혼선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 인상하면 직접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경영권 분쟁과 투자자들의 피해를 종식시키겠다는 의중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조 명예회장이 차남인 조현범 현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조 명예회장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관해 이 같은 의견을 일부 임직원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이 지분 매입에 나설 경우 조현범 회장은 우호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장 분석이다.
아울러 노조도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소속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외국계 자본의 한국타이어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한국타이어는 1941년 설립된 이후 국내 노동자들이 열정을 바쳐온 회사로 단기성 외국 투기자본이 약탈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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