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회계사가 공인회계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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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돈은 혈액과 같은 것이다.
우리 몸의 혈액은 어느 한 곳에 너무 몰리면 응고되기도 하고, 특정 부위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조직이 괴사하기도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가 있지만, 이를 돈이라는 척도로 표준화해 비교를 용이하게 해준다.
돈에 값(금리)을 매겨서 어디가 더 시급한지를 알게 해주고 그곳에 공급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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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돈은 혈액과 같은 것이다. 우리 몸의 혈액은 어느 한 곳에 너무 몰리면 응고되기도 하고, 특정 부위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조직이 괴사하기도 한다. 돈도 편재(偏在)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거시적으로 자본시장 역할은 두 가지다. 밸류에이션을 통한 가치 표준화가 첫째다.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가 있지만, 이를 돈이라는 척도로 표준화해 비교를 용이하게 해준다. 둘째는 가치에 맞는 만큼 돈을 공급하는 역할이다. 돈에 값(금리)을 매겨서 어디가 더 시급한지를 알게 해주고 그곳에 공급되도록 한다. 인체로 말하면 두뇌와 심장 역할을 모두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신외감법 이후 인력, 보상체계, 감사 품질 관리 방식 등의 요건을 정해 일부 회계법인에만 상장된 회사를 감사할 자격을 부여했다. 감사인 등록제가 바로 이것이다. 당초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많은 회계법인들을 조직화된 원펌(One Firm)으로 유도하려고 했지만 41개 등록 회계법인 가운데 조직화가 완료된 곳은 10곳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에서는 삼일 삼정 한영 안진으로 이뤄진 빅4 회계법인과 서현·예일 등이 원펌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원펌으로 조직화되지 않으면 감사 품질을 관리할 강제적인 힘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각자 자신의 영업을 통해 감사 대상 기업을 찾아서 맡은 기업에 대한 일을 하고 감사보수도 챙겨가는 독립채산제에서는 경영진의 감사 품질에 대한 관여가 어렵다.
2019년 말 감사인등록제가 도입되고 4년이 지났지만 등록 회계법인의 목록에 추가만 있을 뿐 퇴출은 없다. 올해도 굵직한 상장 기업들의 회계부정 의혹이 여러 건 불거졌다.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법인에 페널티를 주든, 원펌으로 운영되는 법인에 인센티브를 주든 감사인등록제가 상장사에 대한 회계감사 품질을 높이겠다는 원래 목적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
자본시장 거래대금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투자자에게 밸류에이션이 적정한지를 알려주는 게 회계사다. 회계사를 특별히 공인회계사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희석 증권부 achilleus30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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