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기현 결단하면 마음 다치지 않게 잘 모셔라" 감싼 까닭은

페이스북에 "김기현 린치하는 당신들은 정말 싸가지가 없다. 공범 아니냐" 직격탄

지난달 30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본관 앞에서 해병대 예비역 전국연대가 연 채상병 특검법 처리 촉구 시위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김기현 대표를 향해 당 소속 의원들이 거취를 연일 압박하는 것과 관련해 "용산에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김기현 대표에게 린치하는 당신들은 정말 싸가지가 없다"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현 대표의 거취에 대해서 말이 많다"면서 "김기현 대표가 사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하더라도 예의는 갖춰라"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김기현 대표가 물러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 버릇들이 도져서 이래저래 한마디씩 보태면서 린치하고 있는데, 강서보궐선거의 책임이 김기현 대표에게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억지로 사면해서 후보 내보낸 사람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난감한 혁신위원장 들여서 받을 수도 없는 혁신안을 갖고 실랑이하느라 더이상 당대표직을 수행하는 게 어려워진 것은 맞는다"면서도 "지금 당이 어려운 것은 김기현 대표가 뭘 능동적으로 잘못한 것이라기보다, 용기가 없어서 들이받지 못한 정도다. 그런데 그건 당신들도 공범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록 100% 당원투표였지만 당원들이 뽑은 대표"라면서 "어떤 결단을 하게 되면 마음마저 다치지 않도록 잘 모셔라"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선출된 당 대표 2명이 등 떠밀려 임기를 마치지 못하는 것이 당 대표들이 별나서 그런 건지, 아니면 같이 일하는 대통령이 별나서 그런 건지 되짚어 보라"면서 "내가 대표-원내대표 관계로 일해 본 김기현 대표는 정말 참을성이 많고 일의 수습과 뒤처리를 잘하는 분"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 고리를 끊지 못하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정상인은 당 대표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가장 비굴하고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지록위마에 양두구육을 콤보로 하는 자만 당 대표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랬을 때 당은 망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기가 차서 반말로 한다. 싸가지 없는 사람들아"라면서 "당신들이 선출된 대통령으로 선출된 왕인 양 모시다가 이 당은 정상적인 당 대표를 갖지 못하는 당이 돼버렸다. 연판장은 왜 용산에는 쓰지 못하나"라고 했다.

끝으로 이 전 대표는 "We salute the rank, not the man!"라고 썼다.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나온 대사로 '우리는 사람이 아닌 계급에 경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