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몰고 귀순하면 197억원”…중국의 ‘간 큰’ 대만 장교·헬기 빼오기 작전

중국 항공모함인 산둥함.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대만 현역 중령을 포섭해 대형 헬리콥터를 몰고 중국 항공모함으로 귀순시키는 작전을 비밀리에 계획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2일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언론인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 정치작전국과 남부 가오슝 고등검찰서는 지난 7월 말 기밀 자료 유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수감 중인 육군항공특전지휘부 소속 셰모 중령의 또 다른 간첩 범행 계획을 최근 적발했다.

대만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중국 정보기관 관계자 2명은 태국에서 CH-47SD 치누크 수송 헬기 조종사인 셰 중령을 만나 ‘공작’을 벌였다.

셰 중령이 헬기를 직접 몰고 대만해협 인근에서 훈련 중인 중국군 항공모함 산둥함에 착륙해 귀순할 경우 매달 20만 대만달러(약 837만원) 지급 등의 보상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태국 ‘엘리트 비자’ 취득하게 해주고 유사시 태국 화교 신분으로 대만에서 도피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후 중국 측 정보원인 사업가 셰모 씨가 셰 중령에게 산둥함이 지난 6월 대만해협을 통과한다는 정보를 알렸다. 산둥함이 대만 본섬 해안에서 24해리(약 44.4㎞)까지 접근하면 치누크 헬기를 항모에 착륙시키라는 중국 측 지시도 전했다.

셰 중령이 너무 위험하다면서 거절하자 중국 정보요원은 성공보수를 1500만달러(약 197억원)로 올리고, 100만∼200만달러(약 13억∼26억원)의 선금 지급도 추가로 약속했다.

이에 혹한 셰 중령은 마음을 바꿔 중국 측과 세부 귀순 계획을 조정했고, 그 과정에서 별도의 군사 기밀 유출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체포될 때는 당국에 셰 중령의 귀순 계획이 포착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대만군 관계자는 치누크 수송 헬기는 조종사 1명이 몰 수 있는 기종이 아니라며 만약 해당 귀순 계획이 진행됐다면 반드시 실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은 내년 1월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해협에 출몰하는 횟수를 부쩍 늘리고 있다. 반중 성향인 집권 민진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11일에도 산둥함 전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