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 이래서 추천했구나…4억→17억→18억 연봉 수직 상승, 효자 외인의 길을 걷는다
[OSEN=이후광 기자] 연봉 4억 원을 받던 대체 외국인선수가 2년 만에 18억 원의 가치를 지닌 특급 외국인선수로 성장했다. 양현종 추천선수가 이뤄낸 대반전이다.
KT 위즈는 12일 오후 “외국인선수 웨스 벤자민(30)과 총액 140만 달러(약 18억 원)에 재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KT 구단은 “3번째 시즌을 맞는 벤자민은 정규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하는 등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라고 재계약 이유를 설명했다.
벤자민은 2022년 5월 부상으로 떠난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벤자민의 연봉은 33만1000 달러(약 4억 원)에 불과했다.
벤자민은 입단 당시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과의 인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2021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양현종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인연을 맺었고, 이에 이강철 감독이 옛 제자인 양현종에게 벤자민의 정보를 물으며 영입에 도움을 얻었다. 이 감독은 “(양)현종이가 벤자민을 적극 추천했다”라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벤자민은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2022년 6월 9일 고척 키움전 3이닝 무실점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지만 보름 뒤 건강을 회복해 17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했다. 17경기 중 11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고, WHIP(1.02), 피안타율(.216) 모두 외인에 걸맞은 수치를 기록했다. 승운이 다소 없었을 뿐 빠른 리그 적응과 함께 최소 6이닝은 책임질 수 있는 투수로 발돋움했다.
벤자민은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뽐냈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깜짝 구원 등판해 KKK 삼진쇼를 펼친 뒤 준플레이오프서 키움을 만나 7이닝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2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벤자민은 이에 힘입어 KT와 130만 달러(약 17억 원)에 재계약했다.
사실 올해 6월까지만 해도 벤자민의 재계약 전망은 어두워 보였다. 팀의 에이스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잦은 기복으로 이강철 감독의 근심을 가중시켰다. 그런 가운데 보 슐서의 대체 선수로 쿠에바스가 복귀했고, 벤자민은 2선발로 순서를 바꿔 특급 좌완투수의 면모를 되찾았다. 7월 4경기 4승 평균자책점 1.67로 감을 잡은 뒤 승승장구하며 29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로 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NC 에릭 페디(20승)에 이어 다승 2위에 오른 그였다.
벤자민은 실력과 더불어 인성 또한 훌륭한 선수로 유명하다. KT 입단과 함께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열심히 공부하는 외국인선수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는 벤자민이 동료들과 소통하며 친해지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 결과 그라운드와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과 특급 팀 케미스트리를 보여 왔다. 이강철 감독이 “벤자민은 너무 착해서 문제다”라고 말할 정도로 온화한 성품을 소유하고 있다.
재계약을 성사시킨 KT 나도현 단장은 “벤자민은 KBO리그에서 이미 검증된 좌완 투수로 다음 시즌에도 선발 투수진에 중심을 잡아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남겼다.
KT는 벤자민과 동행을 연장하며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2024시즌 외국인선수 구성을 완료했다. KT는 지난 7일 2020시즌 MVP를 차지한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총액 90만 달러(약 11억 원)에 재영입했고, 올 시즌 무패 승률왕을 차지한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총액 150만 달러(약 19억 원)에 재계약했다.
KT는 도합 380만 달러(약 50억 원)에 돌아온 MVP, 승률왕에 다승 2위까지 품으며 내년 시즌 가장 막강한 외국인선수 전력을 뽐낼 것으로 예상된다.
쿠에바스, 로하스, 벤자민은 내년 2월 부산 기장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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