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투자한 옥시덴털도 셰일기업 품었다

장서우 2023. 12. 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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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너지 기업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이 미 셰일오일 회사 크라운록을 120억달러(약 15조8000억원·부채 포함)에 인수하기로 했다.

크라운록 인수는 옥시덴털이 2019년 당시 경쟁사였던 아나다코페트롤리엄을 380억달러(약 50조2000억원)에 사들인 이후 4년 만에 단행한 대규모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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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너지업계 M&A 활발
크라운록 120억달러에 인수
퍼미안 분지 생산량 2위 굳히기
"즉각적 현금흐름 창출도 가능"
엑슨모빌·셰브런도 덩치 키워
"화석연료 시대 끝나지 않을 것"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에너지 기업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이 미 셰일오일 회사 크라운록을 120억달러(약 15조8000억원·부채 포함)에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 10월 엑슨모빌의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시스, 셰브런의 헤스코퍼레이션 인수에 이어 미국 에너지업계에서 또다시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성사됐다. 옥시덴털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회사다.

 크라운록 품고 美 퍼미안 2강 굳히기

옥시덴털은 크라운록 인수에 합의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크라운록의 부채 12억달러를 포함하면 인수가액은 120억달러다. 옥시덴털은 인수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채권 91억달러어치와 보통주 신주 17억달러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인수 절차는 내년 1분기 완료될 예정이다. 크라운록은 미국 최대 유전 지대인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에서 사업을 하는 비상장 셰일오일 기업이다.

옥시덴털은 크라운록 인수를 통해 단숨에 퍼미안 분지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게 됐다. 옥시덴털은 “크라운록 인수로 9만4000에이커(약 3억8000만㎡) 이상의 퍼미안 분지 사업지를 확보했다”며 “하루 약 17만 배럴의 석유를 추가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퍼미안 분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96만8000배럴(8월 기준)이다. 크라운록의 사업지에는 1700개가량의 미개발 유전도 있다. 노르웨이의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라이스타드에너지는 “크라운록 인수가 마무리되면 옥시덴털은 퍼미안 분지 최대 생산업체인 파이어니어를 인수한 엑슨모빌에 이어 2위 생산자 지위를 굳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키 홀러브 옥시덴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크라운록 인수로 옥시덴털은 가장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배럴당 70달러의 유가를 기준으로 인수 첫해에는 10억달러 규모의 잉여현금흐름(FCF)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개발 유전 1700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40달러여도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업계의 M&A 열기

크라운록 인수는 옥시덴털이 2019년 당시 경쟁사였던 아나다코페트롤리엄을 380억달러(약 50조2000억원)에 사들인 이후 4년 만에 단행한 대규모 투자다. 아나다코 인수를 놓고 셰브런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과정에서 옥시덴털은 대규모 부채를 일으켰고,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옥시덴털의 부채는 약 186억6000만달러(약 24조7000억원)다. 아나다코 인수 이후 파산 위기에까지 내몰렸던 옥시덴털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해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2020년 20년 만에 최저치로 고꾸라졌던 이 회사 주가는 그 이후 500% 가까이 올랐다. 2022년 사상 최대 수준인 133억달러 규모의 이익을 내면서 200억달러가량의 부채를 줄이는 데도 성공했다. 버핏 회장은 같은 해 2월부터 이 회사에 투자하기 시작해 올해 3분기 기준 지분율을 24.3% 수준까지 높였다. 동종 업체인 셰브런 주식을 계속해서 매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미국 에너지업계에서는 대형 M&A가 이어졌다. 10월 엑슨모빌은 약 600억달러에 파이어니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연이어 셰브런이 헤스를 530억달러에 사들인다고 나섰다. 이들 기업이 화석연료의 시대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거라는 전망 아래 수익성이 좋은 유전을 확보하고, 적극적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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