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위기' 몰고 온 '장제원 불출마'

김주훈 2023. 12. 1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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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김기현 당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당 내 압박이 한층 강해지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김 대표의 희생·헌신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당대표로서 응답하는 정치적 책임일 뿐이므로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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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벌거벗은 임금님' 리더십 안돼"
당내 '김기현 사퇴론' 확산…비대위 전환 압박
총선 4개월 앞두고 '리더십 공백' 우려도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김기현 당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당 내 압박이 한층 강해지고 있다.

당 내 일부 중진들이 당장 '당 대표 사퇴 요구'를 들고 나왔다. 이들은 그동안 혁신위원회 조기 해산에 대한 책임론을 물었지만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 의원이 '백의종군'하자 거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윤 핵심과 당 지도부의 희생 없이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것이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결론"이라며 김 대표를 압박했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당 총의로 비대위원장을 추대하고, 다른 최고위원들은 자동으로 비대위원으로 재추대하면 하루면 상황 정리가 된다"며 비대위 필요성을 부각했다.

안철수 의원은 김 대표를 겨냥해 "장 의원이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통해 당대표를 만든 책임을 지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다만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리더로서 대통령실과 당이 처한 현재의 엄중한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결심에 감사하다"면서도 "아직 차가워진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김 대표의 후속 결단을 요구했다.

이용호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김 대표의 희생·헌신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당대표로서 응답하는 정치적 책임일 뿐이므로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분이 그 자리에 있어도 똑같이 요구가 쏟아졌을 테니, 너그러이 생각해 달라"고 밝혔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당이 새롭게 변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되찾는 길은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무한한 책임을 지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며 "양치기 소년과 벌거숭이 임금님의 리더십으로는 당의 미래를 이끌 수 없다"고 압박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면담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당대표 사퇴론'은 곧 비대위 체제 전환을 의미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당 내에서 나온다. 내년 총선이 불과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 지도체제 안정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김기현 1기 지도부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상범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도부도 필요하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도 비대위 전환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직 사퇴는 비대위 전환을 얘기하는 것인데, 4개월 이후면 전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대위로 전환되면 당 리더십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겪으면 전쟁을 제대로 치러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직 사퇴 문제는 비대위 전환 문제로 봤을 때 적절치 않은 부분"이라며 "(김 대표가)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면 불출마 선언은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 당 관계자도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비대위 전환 필요성은 일부 세력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대표가 물러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여러 인사와 전략 등이 바뀌면서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고, 현상 유지나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며 "결국 공관위 출범 시점 전에 본인들 입지를 키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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