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최강국 도약 발판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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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살벌한 생존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강국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한 것도 반도체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한 연합군 확보 차원이다.
네덜란드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협력은 이제 '반도체 동맹'으로 관계가 격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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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 방문 尹대통령, 양국 협력 약속
대통령과 반도체 기업 수장이 함께 네덜란드를 찾은 것은 크게 두 가지 포석으로 읽힌다. 우선 한미일 중심으로 진행돼온 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서 세력을 더욱 확장하고자 함이다. 중국의 반도체굴기에 맞서 반도체 공급 연합군의 힘을 강화하려는 행보인 것이다. 미국은 전략자산인 반도체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닌 네덜란드의 ASML과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같은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한미일 중심으로 반도체 동맹을 유지해도 네덜란드의 첨단 기술과 제품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면 중국 반도체굴기 대응전선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는 초미세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최고의 원자층증착(ALD) 장비업체인 ASM, 차량용 반도체 세계 선두주자인 NXP 등을 보유한 반도체 강국이다. 우리가 반도체 연구개발과 설계, 장비 제조 등에서 촘촘한 산업생태계를 갖춘 네덜란드와 협력하면 그 시너지 효과로 양국이 함께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다. 양국 협력은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결정판이 될 수 있다.
협력 강화, 동맹 결성과는 별개로 우리 기술수준 향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동맹국 내에서도 첨단 기술력 확보를 위한 생존경쟁은 매우 치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대만,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인 2나노 기술개발을 놓고 피 말리는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세계 메모리반도체 공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 분야의 최첨단 기술경쟁에서는 후발주자에 불과하다. 현재 고급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대만 TSMC의 점유율은 66%, 삼성은 25%다. 나노(㎚·10억분의 1m)는 반도체 회로 선 폭을 의미하는 단위다. 선 폭과 소비전력을 줄여 처리속도를 더 높여야 하는 기술전쟁의 상징이다. 현재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은 3나노다. 해외 유력 매체에 따르면 2나노 부문에서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가 우세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인텔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맹추격 중이다.
반도체는 경제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안보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병기다. '안보 경제'란 외교적 수사가 등장한 것도 반도체 전쟁을 배경으로 깔고 있다. 이번 한·네덜란드 반도체 협력은 윤 대통령이 말한 대로 공고한 '반도체 동맹'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 반도체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반도체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양국 협력의 의미는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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