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순방 왜 더 자주 간 것 같을까?…전임 3개 정부와 비교

유정인 기자 2023. 12. 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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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장거리’, 낮은 지지율에
엇갈린 외치 평가가 원인
윤, 총 ‘16회·60박90일’ 순방
횟수는 MB와 함께 16회
기간은 60박90일로 1위
중국 방문 0회 미·일 중심 외교
왜 유독 ‘순방 피로도’ 높을까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출국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전임 정부 대통령들과 횟수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유독 ‘잦은 순방’이라는 비판 여론이 비등해 성과 도출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장거리 순방이 늘어 전체 순방 기간이 최근 4개 정부 중 가장 긴 데다, 내치·외치의 방향성이 자주 논란에 휩싸여 엇갈린 평가를 받는 점 등이 여론의 순방 피로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은 취임 후 16번째 순방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첫 해인 지난해 3차례, 올해 13차례 순방에 나섰다. 순방으로 다녀온 국가는 중복을 포함해 25개국이다.

이는 전임 정부들에 비춰 많은 편은 아니다. 대통령기록관 등의 자료를 살펴보면 취임 후 1년7개월을 기준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6회(중복 포함 24개국), 문재인 전 대통령이 15회(26개국) 순방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0회(19개국)로 가장 적었다.

총 순방 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다소 차이가 드러난다. 윤 대통령은 60박90일간 해외 순방을 갔다. 문 전 대통령은 54박80일, 이 전 대통령은 58박76일, 박 전 대통령은 48박64일이다. 통상 귀국일에 공개 일정을 잡지 않는데 비춰보면 윤 대통령이 90일로 기간이 가장 길다.

이는 순방 횟수가 유사한 이명박·문재인 정부 때보다 북미와 유럽, 중동 등 장거리 순방지를 찾는 경우가 늘어난 탓이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외교 기조로 삼으면서 유럽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두 해 연속 참석하고, ‘제2의 중동 붐’을 들어 중동 국가를 다수 찾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2개국 이상을 한 번에 찾는 횟수로도 윤 대통령은 8번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7번), 문재인 전 대통령(6번), 이명박 전 대통령(5번) 순이다.

수치 상 현격한 차이가 아닌데도 비판 여론이 유독 쏠리는 데는 윤 대통령이 정상외교 등 국정 방향성에 대해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점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 기조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고,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로 가시적 성과를 체감하게 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국정 지지율도 30%대 초반에 머물며 내치 영역에서도 국정 동력이 아슬아슬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을 걷어내고 한·미·일 3국 공조를 공고히 하는데 집중했다. 자유 진영과 그 바깥을 구분하는 ‘가치외교’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나토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도 공을 들였다. 이에 따른 ‘중국 리스크’는 윤 대통령 정상외교에 대한 비판의 핵심으로 자리잡아왔다.

이같은 정부 기조는 순방 방문지에서도 드러난다. 윤 대통령은 미국을 5번, 일본·영국·프랑스를 각각 2번 찾는 동안 중국은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미국을 4번 찾고 중국·일본 3번 방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미국을 4번 방문하면서 중국을 1번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취임 첫해 중국을 찾았다.

이들 세 전임 대통령은 취임 1년7개월 안에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통상 정상회담 국가를 번갈아 잡는 외교 관례를 고려하더라도, 윤석열 정부 들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역시 이뤄지지 않은 점은 양국 관계 경색을 방증한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뤄진 게 유일하다..

최근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순방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회담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정계은퇴를 선언한 점을 들어 “실효성 없는 회담을 위해 혈세를 쓰면서 해외를 나간 것 아닌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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