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나노, 판세 바뀐다"… 삼성전자 ‘TSMC 독주 막기’ 맹추격
삼성, GAA 공정으로 뒤집기 전략
가격 인하 제시… 낮은 수율은 과제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양산을 통해 기술 리더십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판세 뒤집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다만, TSMC에 비해 떨어지는 수율(양품 비율)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中리스크에 공급망 다변화 '큰손들'
12일 반도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SMC가 장악한 파운드리 시장이 2나노 공정 양산시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TSMC와 삼성전자가 2나노 시제품을 애플과 엔비디아 등 일부 대형 고객에게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삼성전자는 TSMC 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나노미터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다. 삼성전자와 TSMC 양사 모두 2025년 2나노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면서 경쟁이 뜨겁다.
삼성전자의 기회요인으로는 주요 고객사들이 2나노 '멀티 밴더(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나선 점이 꼽힌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의 파운드리 파트너와 관련 "TSMC가 여전히 AI 제품의 파운드리 파트너로 생성형 AI 모델의 기반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적용되는 H200과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추가 주문은 삼성전자에 맡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1월13일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따라 양안(중국 본토와 대만) 관계가 격랑에 빠질 수 있다"면서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리스크 감소를 위해 고객사들이 TSMC를 메인 파트너로 가면서 일부 물량을 삼성전자나 인텔 등에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대만 총통선거는 박빙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선두인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전 부총통은 대표적인 반중 인사로 꼽혀 당선 시 양안관계 경색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이 칼을 간 GAA 공정도 판세를 바꿀 요소로 꼽힌다. GAA는 반도체 기본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이를 통제하는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3나노에서 세계 최초로 적용했고 TSMC는 2나노에서 처음 도입했다.
경계현 사장은 지난 5월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냉정히 얘기하면 4나노 기술력은 우리가 TSMC에 2년 정도 뒤처졌고, 3나노는 길이 다르지만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며 "다만 2나노로 가면 TSMC도 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2나노 GAA 삼성에 기회"
다만, 수율 문제가 삼성전자의 걸림돌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GAA방식의 3나노 수율이 60%로 고객사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A17 프로나 엔비디아 GPU처럼 고사양 제품의 경우 수율 개선이 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4분기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적었던 고성능컴퓨팅(HPC) 중심으로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신규 수주를 달성하는 등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2나노부터 양사 모두 기존 핀펫(FinFET) 공정과 전혀 다른 차원인 GAA 공정을 도입하게 된다"면서 "삼성은 이미 3나노 2세대부터 먼저 GAA 공정을 채택하면서 2나노에서 처음 채택하는 TSMC보다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GAA 공정의 수율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수율 짐작이 어려워 고객사들이 2나노에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것"이라면서 "삼성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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