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기프테크` 개발 금융맨… "결제하는 매순간 카뱅이 있도록 할겁니다"
내가 운영하는 시스템 만들고파 입사… "다양한 시장과 협업 고민"
'쿠폰 사고팔기' 만든 주인공… 박종인 카카오뱅크 SO
"코로나 이후 물가가 너무 올라 돈을 어떻게 아낄지 고민이에요."
토니(Tony)를 움직이게 한 것은 직원의 이 한 마디였다. 토니는 박종인(49·사진) 카카오뱅크 결제캠프 SO(Service Owner·서비스 오너)가 회사에서 사용하는 영어 이름이다. 박 SO는 최근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쿠폰 사고팔기'를 만든 주인공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카카오뱅크 앱 내에서 음식, 도서, 외식, 패션, 휴대전화 데이터, 뷰티, 주유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모바일 쿠폰을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할인폭은 최소 3%에서 최대 93%, 평균 20%다. 사용하지 않는 기프티콘을 판매해 바로 용돈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박 SO는 휴대전화에 하루에 1만보 이상을 걸으면 리워드를 주는 앱이 기본으로 깔려 있을 정도로 '앱테크(앱+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앱테크에 빠삭한 만큼 '기프테크(기프티콘+재테크)' 서비스인 쿠폰 사고팔기에 더 공을 들였다. 많은 월간사용자수(MAU)를 자랑하는 카카오뱅크 앱에 모바일 쿠폰 중고거래 제휴사인 기프티스타의 서비스를 탑재,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뱅크 앱 접속 시 메인 화면 하단에 '쿠폰 사고팔기' 서비스를 배치하는 등 고객 중심의 UI(사용자 환경)와 사용자 경험(UX)를 구현했다. 쿠폰 사고팔기 메인 화면에는 고객들이 쿠폰 구입과 판매 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 쿠폰', '검색', '베스트상품', '판매', '장바구니' 등 핵심 서비스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배치했다.
쿠폰 사고팔기 서비스가 기획되고 출시되기까지 반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빠른 서비스 출시가 가능했던 데는 카카오뱅크의 자유롭고 혁신적인 조직문화의 영향이 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월 1일자로 '목적조직(캠프)'에 주안점을 둔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대표이사-부대표-캠프로 단순화한 구조다. 목적조직 내에는 비즈니스·서비스 기획·기술 직군 등이 한 곳에 모여 일하게 된다. 각 서비스에 대한 최종 의사 결정 권한은 박 SO와 같은 서비스 관리자에게 있다.
박 SO는 "일반 회사에서 볼 수 있는 부서 제도가 아니라 카카오뱅크만의 '캠프'가 만들어짐으로써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며 "이번 '쿠폰 사고팔기' 서비스 역시 2022년 말 사업 계획을 짤 때 한 직원이 고물가 시대 가성비 소비 트렌드에 맞춘 '쿠폰 사고 팔기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마자 개발에 착수, 서비스가 최종적으로 나오는 데까지 5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SO는 2016년 6월 카카오뱅크 공식 출범 전 진행됐던 대규모 공채를 통해 개발자로 카카오뱅크에 합류했다. 이후 서비스개발2팀 팀장을 거쳐 올해부터 결제캠프 SO로 일해오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몸 담기 전에는 시스템구축(SI) 기업에서 시중은행 및 카드사의 시스템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10여 년 넘게 이끌어온 경력이 있다.
그는 "이전 회사에서 클라이언트가 요청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윗선에 보고하면 개발 방향성이 바뀌는 경우가 어럿 있었다"며 "남의 것이 아니라 진짜 내가, 우리가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카카오뱅크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박 SO는 "고객들이 '결제하는' 매 순간에 카카오뱅크가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결제라는 것은 생활과 굉장히 밀접하다. 계좌이체는 매일 하지 않더라도 결제를 하루에 한번 이상은 꼭 하기 때문"이라며 "기존에는 실물 카드에서 결제를 하고, 실물 카드를 기반으로 혜택을 받는 결제 카테고리 내에서만 고민했다면 이제는 쿠폰 사고팔기와 같은 커머스 등 다양한 산업·시장과 협업할 수 있도록 고민해보려 한다"고 했다.
이어 "쿠폰 사고팔기 서비스 관련 데이터가 더 쌓이게 되면 커피전문점을 좋아하는 고객들에게는 점심 식사 후 할인된 가격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추천하는 기능을 도입하는 등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쿠폰 사고팔기는 서비스를 오픈한 지 5일 만인 지난 8일 누적 가입자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다양한 연령층이 앱을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10대 비중이 40%로 가장 높았고 40대 이상도 약 30%에 달했다. 10대 고객들의 경우 판매보다는 '구매'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주로 구매하는 쿠폰 가맹점은 편의점으로 비교적 소액에 가까운 간식인 새콤달콤 쿠폰의 구매 빈도가 매우 높았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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