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게임으로 번진 OTT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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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한국 OTT들이 합종연횡으로 살길을 모색하는 반면 미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OTT는 요즘 게임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애플은 OTT 애플TV플러스와 음원 서비스 애플 뮤직,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를 각기 별도로 사용자에게 과금하고 있다.
게임이 OTT 대전의 새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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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국내 영상산업을 뒤흔들 소식 하나가 최근 전해졌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모색한다는 내용이었다. 티빙은 사용자가 약 510만 명, 웨이브는 420만 명가량으로 각각 추산된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단순 계산으로 사용자가 900만 명이 넘는 거대 OTT가 탄생하게 된다. 글로벌 공룡 OTT 넷플릭스의 국내 사용자가 1,140만 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확실한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게 된다. 사용자 수 토종 1위 쿠팡플레이(527만 명)를 단숨에 따돌릴 수도 있다.
□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추진은 고육지책인 면이 있다. 지난해 두 회사는 각각 1,000억 원 안팎의 적자를 봤다. 살아남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다. 한국 OTT들이 합종연횡으로 살길을 모색하는 반면 미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OTT는 요즘 게임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일 미국 연예전문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게임과 온라인상거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마존과 쿠팡이 온라인상거래로 시작해 콘텐츠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에 비교될 만한 행보다.
□ 넷플릭스는 이미 사용자들에게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추가 요금은 따로 없다. '퀸스 겜빗'과 '나르코스' 등 자신들이 만든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게임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얼마 전에는 '풋볼 매니저 24' 사용이 가능해져 게임 애호가들의 환호를 받았다. '풋볼 매니저'는 사용자가 가상으로 축구구단을 운영하고 실적을 쌓도록 해 재미를 만들어낸다. 1992년 첫선을 보인 후 숱한 폐인을 양산한 게임으로 유명하다. 게임 애호가들로서는 넷플릭스를 사용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 애플은 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플은 OTT 애플TV플러스와 음원 서비스 애플 뮤직,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를 각기 별도로 사용자에게 과금하고 있다. 세 가지를 묶음으로 사용하면 요금을 깎아준다. 게임이 애플TV 사용자를 떠나지 않게 하는 역할을 일부 하고 있다. 게임이 OTT 대전의 새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영역 확장은커녕 살아남기에도 버거운 국내 OTT들로서는 더욱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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