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750만명 '싱글노믹스' 대세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3. 12.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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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사, 역대 최대
전체 가구 34%가 '나홀로'
2030세대·60대 이상 많아
1인가전·밀키트 시장 커져

저출생·고령화 현상에 결혼을 기피하는 흐름이 강해지며 지난해 열 집 가운데 세 집은 홀로 사는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좁은 공간에 살면서 비대면 여가를 즐기려는 1인 가구가 늘면서 업계에서는 '싱글노믹스'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 가사 서비스, 가전, 주택을 비롯해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한 소비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750만2000가구로 1년 새 33만6000가구 늘어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몫도 34.5%까지 늘었다. 2005년까지만 해도 1인 가구 비중은 20% 선에 그쳤지만 2019년 처음 30%를 넘어선 후 매년 급증하고 있다.

1인 가구는 2030세대와 60대 이상 노년층으로 양극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9세 이하 비중이 19.2%로 가장 많았고, 70세 이상(18.6%), 30대(17.3%), 60대(16.7%)가 뒤를 이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층에서 혼인율이 낮아지는 반면 고령화로 사별하는 가구는 늘며 청년과 노인층 위주로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1인 가전제품, 밀키트, 가사 노동 대체 서비스처럼 의식주 전반의 변화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 여가생활로는 동영상 콘텐츠 시청이 77.9%(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쉴 때 컴퓨터 게임·인터넷 검색(23.7%), 취미·자기계발(17.2%)을 한다는 반응도 많았다.

다만 1인 가구의 경제 환경은 전체 평균에 비해 뒤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급증하는 1인 가구에 맞춰 종전 4인 가구에 맞춰진 복지 체계를 재설계하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열 집 중 여섯 집(61.3%)은 연 소득이 3000만원을 넘지 못했고, 자산 규모는 전체 가구 평균의 절반(39.7%)에도 미치지 못했다. 1인 가구 54.6%는 40㎡(12.1평) 이하 크기 집에 살고 있고, 주택 소유율은 30%에 그쳤다.

1인가구 42%가 서울·경기 거주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인 가구는 의지할 대상이 없어 빈곤 문제를 풀기가 어렵고 복지 사각지대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며 "복지 지원이 가능한 기관 간 네트워크를 구성해 실질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1인 가구 42.6%는 서울과 경기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직장에 인접한 대도시 권역에 모여 사는 흐름이 강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21.8%)에 사는 1인 가구가 가장 많았고 서울(20.8%), 부산(6.8%), 경남(6.2%)이 뒤를 이었다. 1인 가구 중에서도 2030세대는 서울·경기·부산에 많이 거주했다.

서울 거주 1인 가구 중 30대 이하 비중은 49.6%로 가장 높았다. 반면 전남에 사는 1인 가구의 52%는 60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1인 가구도 연령대별 거주 지역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취업한 1인 가구는 455만5000가구로 1년 새 20만4000가구 늘었다. 다만 임금근로자인 1인 가구의 직장 만족도는 34.5%에 그쳤다.

전반적인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1인 가구의 50.0%가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2년 전보다 비중이 3.4%포인트 높아졌지만, 전체 가구 평균(54.3%)보다는 4.3%포인트 낮다.

한국 사회를 향한 신뢰를 묻는 질문에는 57.5%가 '어느 정도 믿을 만한 사회'라고 평가했다. 2년 전 조사보다 3.0%포인트 오른 수치다.

올해 1인 가구의 55.7%는 본인과 배우자 부담으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과 배우자 부담으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중은 2013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다.

[김정환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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