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르네상스 누드화 보여줬다가… 무슬림 항의에 佛교사들 파업

정채빈 기자 2023. 12. 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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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체사리의 작품 ‘디아나와 악타이온’/구글 아트앤컬처

수업 중 르네상스 시대 누드화를 보여준 프랑스 교사를 향해 무슬림 학생과 학부모가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등의 방식으로 항의한 일이 벌어졌다. 이에 학교 교직원들은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파업에 들어갔다.

11일(현지 시각) AFP통신,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파리 북서쪽 마을인 이수의 한 중학교에서 한 교사는 미술 감상 수업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화가 주세페 체사리의 작품 ‘디아나와 악타이온’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이 수업의 학생들의 나이는 12~13세이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이 그림은 로마 신화 속 여신 디아나와 요정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악타이온이 발견하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여기에는 여성의 나체가 묘사돼 있다.

교사가 이를 보여주자 일부 학생들은 자신들의 종교가 이같은 작품을 금지한다며 감상을 거부했다. 해당 학교에는 이민자 출신 학생들이 많이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교사가 무슬림을 모욕하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거짓 소문까지 퍼졌다. 곧 소문과 함께 교사의 이름도 소셜미디어에 퍼졌고 학부모들이 학교에 이와 관련해 항의했다.

결국 위협을 느낀 학교 교직원들은 지난 8일 파업에 돌입했다. 이틀 뒤 학교는 폐쇄됐으며 프랑스 교육부는 교사들이 적대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조사관을 보내고 대응 직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학교 학생들은 미술 감상 시간에 있었던 일이 거짓이었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프랑스 교육부 장관 가브리엘 아탈은 “지금 상황에 책임이 있는 학생들에 대해 징계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사들은 “이미 피해가 발생한 뒤”라며 “우리는 우리보다 자녀를 더 믿는, 앙심을 품은 학부모들을 상대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월 13일(현지 시간) 프랑스 북부 아라스의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출동한했다. 이날 한 남성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아랍어)를 외치며 흉기를 휘둘러 교사 한 명이 사망했다./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프랑스에서 지하드 테러리스트들이 교사 2명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 만큼 교사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2020년 10월 파리 콩플랑 생토노린의 한 학교에서 역사·지리 교사 사뮈엘 파티가 수업 중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만평을 보여줬다가 일면식도 없는 10대 청년에게 참수됐다. 지난 10월에는 동북부 아라스 지역 강베타 고등학교에서 러시아 체첸 공화국 출신의 2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교사 1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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