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스타의 조언 "상상력·창의력으로 노래하라"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3. 12. 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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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페라계에 한 획을 그은 스타들이 한자리에 뭉쳤다.

공연 무대가 아닌, 후배 성악가를 길러내는 프로젝트 '성악예찬'을 위한 연습실 멘토단으로서다.

다른 음악가와의 교류도 기악 파트와 달리 성악가에게 특히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임선혜는 해외 무대의 주역을 꿈꾸는 후배들을 향해 "성악가가 문학·언어·연기·해부학 등을 통달한 지적인 학문가이자 예술가란 점을 잊지 말고 자신감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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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사무엘윤·임선혜
연출가 이경재와 함께
20대 성악도 8인에 수업
24일 고양아람누리 공연
'성악예찬' 멘토로 참여한 연출가 이경재와 성악가 임선혜, 사무엘윤(왼쪽부터). ⓒ강형욱

한국 오페라계에 한 획을 그은 스타들이 한자리에 뭉쳤다. 공연 무대가 아닌, 후배 성악가를 길러내는 프로젝트 '성악예찬'을 위한 연습실 멘토단으로서다. '고음악의 디바' 소프라노 임선혜, '바이로이트의 영웅' 베이스바리톤 사무엘윤, '최연소 서울시오페라단장 출신' 연출가 이경재 등 3인은 올해 8월부터 약 4개월간 8인의 성악도와 대면해 특별한 가르침을 전수했다. 그 결과물로 이달 2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리사이틀(오후 2시)과 8인의 오페라 갈라 콘서트(오후 7시)가 열린다. 사무엘윤과 임선혜는 공연해설자로 무대에 함께 오른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소프라노 장지혜 박희경 신채림 이수아, 테너 도윤상 박상진, 바리톤 남궁형, 베이스 노민형 등 8명 모두 20대다. 이 수업을 위해 유학 중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한국을 오간 참가자도 있었다. 그만큼 현역 성악가와 멘토·멘티 관계를 맺을 기회는 드물고 귀하다. 서울대 교수이기도 한 사무엘윤은 "이번에 선발된 8인은 성악가로서의 길이 달라질 수도 있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저희를 만났다"며 "이들에게 피부로 와닿을 수 있는 얘기를 해줄 기회였다"고 했다.

주로 가르친 건 고음 내는 법 따위가 아니었다. 세 멘토 모두 '창의성'에 방점을 찍었다. 곡의 주제를 상상하고 표현하는 법에 관한 것이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본인의 머리부터 발끝에서 다 보여야 해요. 한국인이 외국 오페라 무대에 캐스팅됐다면 고음이나 성량 때문이 아니라 현지인보다도 스토리텔링을 잘했기 때문입니다."(사무엘윤)

"학생들이 입시부터 졸업 때까지 시키는 대로 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요. 이번 수업에선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계기를 만들어주고자 했습니다."(이경재)

"요즘 아이들이 많은 매체를 보고 자기표현에도 능숙해 보이지만, 상상력은 저절로 길러지는 게 아니더군요. 브람스도 '피아노를 잘 치려면 책을 읽으라'고 했다는데, 그런 훈련이 정말 필요했어요."(임선혜)

다른 음악가와의 교류도 기악 파트와 달리 성악가에게 특히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독창곡을 부르더라도 반주자와 교감해야 하고, 오페라 작품 안에선 수십 명의 배역은 물론 관객과도 소통한다. 임선혜는 "서로 음악적 동료가 될 수 있는 이런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지속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멘토단은 참가자의 레퍼토리에 맞는 유학지를 추천해주는 등 열정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임선혜는 해외 무대의 주역을 꿈꾸는 후배들을 향해 "성악가가 문학·언어·연기·해부학 등을 통달한 지적인 학문가이자 예술가란 점을 잊지 말고 자신감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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