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 과채주스, 핀란드산으로 오인케한 NS·현대홈쇼핑 '권고'

김우석 방심위원 "정리정돈 안 된 미숙한 방송이었지만 사과방송 등 자정 노력 감안"

(지디넷코리아=안희정 기자)과채주스 제조 국가를 핀란드인 것처럼 오인케 한 N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 받았다.

12일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과채주스인 퓨레를 판매하며 심의규정을 어긴 N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에 권고를 결정했다. 행정지도 권고는 법정제재는 아니라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는 적용되지 않는다.

N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모두 '본네 로즈힙 쓰리셀'이라는 퓨레를 방송에서 판매하며 핀란드 회사에서 만든 것처럼 시청자들을 오인케 했다. 롯데홈쇼핑과 CJ온스타일 또한 해당 제품을 방송에서 판매했지만, 핀란드의 기후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건으로는 상정되지 않았다. 

해당 제품은 핀란드 회사에서 세르비아산 로즈힙(열매)을 사용해 만든 퓨레를 수입해 국내에서 다른 원료와 혼합해 생산한 것이지만, 홈쇼핑 방송에서는 핀란드를 강조하며 제조사나 제조국가에 대해 일관성 없이 표현했다.

예를 들어 NS홈쇼핑 쇼호스트는 "핀란드 하면 베리가 유명하다", "핀란드산의 직수입 로즈힙으로 보여드린다", "핀란드는 겨울에는 극야 여름에는 백야이다 보니 베리류들이 아주 잘 익어 색깔 영양소가 다르다", "원물이 어디서 왔느냐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인데 기후 자체가 달라 영양분이 다를 수밖에 없어 핀란드 하면 로즈힙이다"라고 언급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자막이나 패널에서는 '핀란드산 야생로즈힙', '세르비아산 로즈힙이라고 표기하거나 '핀란드 로즈힙 퓨레 사용', '핀란드산 로즈힙 퓨레' 등과 같이 헷갈리게 표현했다.

현대홈쇼핑 또한 방송 내내 핀란드를 강조하며 "추은 지방의 생기와 활력을 로즈힙에 담아서 퓨레로 만들었다", "핀란드 하면 천혜의 환경으로 추운 나라에서 자라면서 생긴 에너지가 가득하다"라고 표현하는 등 핀란드의 지역적-기후적 특성과 제품을 연관지어 언급한 내용을 방송했다.

롯데홈쇼핑 방송 화면

방심위원들은 과채주스 원물이 세르비아산임에도 불구하고 핀란드의 역사나 지역 기후 등을 강조하면서 시청자를 헷갈리게 한 점을 지적했다. 특히 핀란드 대사까지 자료 영상에 출연해 핀란드라는 나라를 강조하니 전체적으로 제조국에 대한 혼선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김우석 위원은 "(제조사나 제조국 관련)정리정돈이 안 된 미숙한 방송이었다"며 "마케팅 컨셉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 같고, 전체적으로 혼란스러운 방송이었지만 사과방송을 하며 자정 노력을 한 점을 감안해 권고 의견을 낸다"고 말했다.

김유진 위원은 "만약 홈쇼핑사들이 자막으로 원물의 생산지를 밝히지 않았다고 하면 경고 이상의 제재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자막에 작게나마 고지했기 때문에 주의 의견을 낸다"고 말했다.

해당 안건은 법정제재 주의도 고려됐지만, 홈쇼핑사가 방심위 지적 이후 의견진술 전 옴부즈맨 방송을 통해 사과를 진행하는 등 후속 조치를 한 것을 참작해 다수 의견으로 권고가 결정됐다.

안희정 기자(hjan@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