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자리 뺏을 것" 우려에... MS, 미국 최대 노조와 사상 첫 'AI 협력'

이서희 2023. 12. 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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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세계 2위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노동조합과 '인공지능(AI) 동맹'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챗GPT 열풍으로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채울 것'이란 우려가 커져 가는 가운데, 테크업체와 노동자들이 AI 이슈를 놓고 협력 관계를 맺은 건 처음이다.

11일(현지시간) MS는 미국노동총연맹(AFL-CIO)과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열린 대화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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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미 노동총연맹과 "AI 관련해 '열린' 대화"
노조 설립 움직임에 '중립 원칙'도 이례적 약속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시가총액 세계 2위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노동조합과 '인공지능(AI) 동맹'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챗GPT 열풍으로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채울 것'이란 우려가 커져 가는 가운데, 테크업체와 노동자들이 AI 이슈를 놓고 협력 관계를 맺은 건 처음이다. 세계 AI 개발 경쟁을 선도하는 MS의 선제적 움직임은 다른 기업들의 후속 대응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AI 전문가가 AI 교육... '노동 정상회담'도 개최"

11일(현지시간) MS는 미국노동총연맹(AFL-CIO)과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열린 대화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AFL-CIO는 60개 노동단체 소속 노동자 약 1,250만 명을 대표하는 미국 최대의 노동조합 연합기구다.

협력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MS는 △AI 기술 동향에 대해 노동자들과 심층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AI 기술 개발에 노동자들의 관점을 반영하며 △노동자들의 능력 향상과 요구 사항 실현을 돕는 쪽으로 정책이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 겨울부터 MS의 AI 전문가가 노동자들에게 AI 작동 방식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AI와 관련한 노동자들의 의견, 우려 등을 개발자들과 직접 공유할 수 있는 이른바 '노동 정상회담'도 열 계획이다.

여기에다 MS는 협력의 일환으로, 자사에서 향후 설립될 노조와 관련해 '중립'을 지키겠다고도 AFL-CIO와 약속했다. "직원의 노조 결성·가입 권리를 존중하고, 급격한 기술 변화 시대에 노동자를 지원할 단체교섭을 협상할 것"이라는 게 MS의 입장이다. 노조 결성에 부정적이다 못해, 방해하는 경우도 적잖은 미국 테크업계에서 사측이 중립성 원칙을 표방하는 건 이례적이다.

지난달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의 첫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무대에 깜짝 등장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악수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파격적인 친노조 행보... 비판 여론 완화 포석

이 같은 MS의 파격 행보는 노동계에서 확산 중인 AI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조치로 읽힌다. M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대 주주이자, 워드·엑셀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에 생성 AI를 결합한 '코파일럿'을 출시한 곳이다. 일자리 감소 전망의 원인 제공자나 다름없다. 이에 노동계와 선제적 협력에 나섬으로써 향후 쏟아질 수도 있는 비판 여론을 미리 완화시키려는 포석이다.

AFL-CIO에 따르면, 지난 8월 자체 설문 조사에서 'AI가 노동자를 대체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70%에 달했다. 시장조사업체 퓨리서치는 7월 미국 전체 노동자의 약 20%가 AI에 노출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는 5월 "앞으로 몇 년 안에 AI로 대체 가능한 역할의 채용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런 우려는 실제 노동계의 저항으로 이어지고 있다. 5월부터 약 5개월간 파업을 벌인 할리우드 작가들의 요구 사항 중 하나는 "시나리오 집필·수정에 AI를 활용하지 말고, 작가들에게 AI 사용을 권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는 결국 대형 스튜디오와 작가들 간 합의 내용에 포함됐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이날 "AI가 '결코 일자리를 잠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건 솔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노동계 지도자들과 직접 협력을 통해 AI가 노동자들을 돕도록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크업계에선 MS처럼 노동자들과의 '공생'을 약속하는 업체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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