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불출마, 돌풍될 수 있어”…비명계, 당 지도부 혁신 압박
비이재명(비명)계는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 의원의 불출마를 계기 삼아 이재명 대표와 ‘친명’ 지도부에도 희생과 혁신을 압박하고 나선다는 방침이다. 혁신계를 자처하는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은 이번 주 내로 이 대표 등 지도부에 ‘선당후사’ 등의 요구사항을 공식 전달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 대표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민주당 내 내홍도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 비명계 “이재명에 ‘선당후사’ 요구할 것”
원칙과 상식은 이번 주 내로 이 대표와 지도부에 공식적으로 혁신 관련 요구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원칙과 상식 소속 한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가 선당후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 혁신을 위해서는 지도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을 통해 희생하라는 취지다. 이들은 “(이 대표가) 선당후사 해야 한다”(김종민 의원), “선거 땐 ‘어떻게 혁신하고 선당후사 하겠다, 누가 희생한다’는 것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까지 아무것도 없다”(윤영찬 의원) 등 앞서도 당 지도부에 재차 희생과 혁신을 촉구한 바 있다. 이밖에 혁신안에는 선거제와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방안 등 그동안 나온 요구사항도 함께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 뿐 아니라 친명 지도부 내에서도 지도부가 먼저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수도권 중진 불출마를 이야기하려면 지도부 내 다선 의원부터 결단해야 혁신에 힘을 받지 않겠나”라며 “다선 의원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불출마 선언을 해주면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고 했다.
● 20대 총선보다 줄어든 불출마
민주당 내에선 “지난 총선 때보다 이번 총선 때는 확실히 불출마 움직임이 희미하다”는 분위기다. 21대 총선을 4개월 앞둔 2019년 12월까지 이해찬 당시 당 대표를 비롯해 원혜영 백재현 등 중진 의원의 불출마가 이어졌다. 여기에 표창원 이철희 의원(비례), 서형수 의원 등 초선 의원을 비롯한 11명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국무위원 출신들도 불출마를 선언하며 선거를 앞두고 인적 쇄신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이번 총선 땐 아직까지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을 비롯해 우상호 오영환 의원, 강민정 의원(비례) 등 4명만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 정필모 의원(비례)은 불출마를 고심하고 있고, 이탄희 의원은 기득권을 타파하겠다며 ‘험지 출마’만 선언했다.
이처럼 불출마 분위기가 끓어오르지 않는 이유로 사라진 ‘여당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여당일 때는 불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의원들에게 장관직이나 주요국 대사 자리를 제안하며 설득했고, 상당히 효과적이었다”며 “지금은 갈 자리가 보이지 않으니까 의원들이 모두 불출마를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여기에 이른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박지원 전 국정원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문재인 정부 출신 ‘올드보이’들의 출마 선언도 불출마 분위기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집 나간 사람도 다시 돌아오겠다고 하는 마당에 추운 밖으로 나가겠다고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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