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러져도 맛은 그대로 … 못난이 농산물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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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이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찌그러져 상품성이 떨어지지만 저렴한 '못난이' 농산물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과일·채소 가격이 치솟으면서 농가를 살리기 위한 목적의 선심성·일회성이었던 못난이 농산물 소비가 실속형·정기적 소비로 바뀌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 구독 서비스·직거래 플랫폼 등 새 유통채널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플랫폼에선 원하는 종류의 저렴한 못난이 농산물을 사고 싶을 때 농가와 직거래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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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소비 문화 확산
"채소가 너무 귀여워요. 채소가 귀여워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편식을 고칠 타이밍 같아요!"(최씨의 못난이 채소 구독 후기)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이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찌그러져 상품성이 떨어지지만 저렴한 '못난이' 농산물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과일·채소 가격이 치솟으면서 농가를 살리기 위한 목적의 선심성·일회성이었던 못난이 농산물 소비가 실속형·정기적 소비로 바뀌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 구독 서비스·직거래 플랫폼 등 새 유통채널이 인기를 끌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못난이 채소를 정기 구독하는 서비스 '어글리어스'는 2020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1년 만에 회원 가입자 수 1만여 명을 돌파하더니, 현재 가입자는 16만여 명에 달한다. 이 중 정기 구독자는 5만1000여 명에 이른다. 누적 농산물 판매량은 55만5000㎏이다. 업체 측에 따르면 재구독률은 약 85%다. 업체는 1~2주 간격으로 80여 종의 못난이 채소 중 수확 시기에 따라 7~9종을 선별해 임의로 고객에게 배달한다. 시중보다 30% 저렴한 편이다.
올해 1월 못난이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을 표방한 전문 애플리케이션 '못난이 마켓'도 등장했다. 업체는 1년 만에 누적 앱 다운로드가 12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 월간 사용자는 약 4만명에 이른다. 입점한 농가도 300여 곳이다. 해당 플랫폼에선 원하는 종류의 저렴한 못난이 농산물을 사고 싶을 때 농가와 직거래로 구매할 수 있다. 소량부터 벌크까지 원하는 양만큼을 1~2일 안에 배송받을 수 있다. 월 거래액은 1월에 비해 11배 늘어 5000만원에 이른다. 김영민 못난이마켓 대표는 "고금리·고물가 시대를 맞아 외모가 독특하다는 이유로 버려지지만 저렴한 못난이 농산물을 아이템으로 해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방에서도 못난이 농산물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NS홈쇼핑은 못난이 사과·백명란·배·참치회 등 이른바 못난이 시리즈 취급액이 올해 처음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월까지 취급액은 90억6500만원에 달한다. 12월분을 빼더라도 지난해 취급액 12억810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6배가 늘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못난이 해물모듬세트·오징어·새우살·꽃게 등 앞으로 B급 선어류도 준비 중"이라면서 "고물가 시대에 맛 좋은 농수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해 고객 선택의 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편의점·이커머스 등도 새 브랜드를 내걸고 못난이 농산물을 상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 5월 못난이 채소를 모아 파는 브랜드 '싱싱상생'을 출시했다. 지난 9월부터는 상품군을 과일로 확대했다. 못난이 과일과 채소 매출 증가율은 전체 식재료를 훌쩍 뛰어넘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못난이 과일·채소 매출은 전년 대비 48.6% 증가했다. 전체 식재료 매출 신장률의 약 2배 더 높은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출시 7개월 만에 30여 t이 넘게 판매됐다. 전체 과일·채소 카테고리에서 싱싱상생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상승했다. 특히 싱싱상생 매출은 20·30대가 견인하고 있다. 구매자 가운데 20대, 30대의 비중은 각각 33.1%, 30.7%로 전체 63.8%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이커머스 업체 쿠팡은 '못생겨도 맛있는 ○○' 등의 이름을 붙여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 중이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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