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에서 산 국제항공권, 주말에도 수수료 없이 취소 가능

공정위, 주요 여행사 불공정 약관 개정
최장 90일 걸리던 환불 절차도 14일 안팎으로 단축

김동명 공정거래위원회 약관특수거래과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내 주요 여행사가 사용하는 국제선 항공권 온라인 판매약관 중 영업시간 외 취소 불가, 환급정산금 지연 반환 조항 등 불공정약관 시정과 관련해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여행사를 통해 출발 62일 전인 대한항공 미국행 항공권을 금요일 오후 3시에 구매했다가 영업시간이 끝난 오후 8시에 취소하면 영업일인 다음 주 월요일에 취소 처리돼 수수료 20만원이 부과됐다. 앞으로는 이런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주요 여행사 8곳의 국제선 항공권 판매 관련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노랑풍선·마이리얼트립·모두투어네트워크·온라인투어·인터파크트리플·참좋은여행·타이드스퀘어·하나투어 등 작년 항공권 발권 실적이 1000억원 이상인 주요 사업자가 대상이다. 김동명 공정위 약관특수거래 과장은 “주요 사업자들이 약관을 고친 만큼 다른 업체들도 이를 따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주말·공휴일은 정상 업무가 없어 당일 취소 불가’, ‘환불 접수 가능 시간은 영업일(평일 9~17시)’ 등이 대표적인 불공정 약관으로 꼽혔다. 발권한 날 고객이 항공권을 취소하면 항공사 시스템상으로는 수수료 없이 취소 처리가 가능한데, 여행사는 영업시간 외 당일 취소 접수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주말이나 영업시간을 넘겨 항공권을 취소한 고객에게 불필요한 수수료가 부과됐다. 앞으로는 항공권이 발권된 당일 오후 11시 30분까지 취소한 건에 대해서는 항공사 수수료를 면제해주도록 약관이 개정됐다. 공정위 권고에 따라 24시간 내 취소 시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항공사도 기존 6곳에서 22곳으로 늘어났다.

항공권 환불 처리가 최대 90일까지 걸릴 수 있다고 명시한 것도 불공정 약관으로 지적됐다. 대금 반환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것이다. 이에 여행사 8곳 모두 환급금 정산 기간을 14일 안팎으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