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변상일·신진서, 2년만의 결승 리턴매치… 11번째 명인탄생 vs 타이틀 탈환
결승대국 성사과정도 2년 전과 판박이
변 "올해는 다를 것" 신 "명인 타이틀 탐난다"
15, 16일 1·2국... 승패 못 가리면 18일 3국
2021년 8월 7일 경기 성남 K바둑 스튜디오에서 제44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결승 3번기 최종 3국이 열렸다. 앞선 1·2국에서 한 판씩을 주고받았던 신진서 9단과 변상일 9단은 이날도 중반까지 반집차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다. 운명은 179수에 갈렸다. 변상일이 중앙에 날일자를 두는 실착을 범했다. 신진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끝내기 수순까지 유리한 바둑을 두며 22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신진서가 조남철 김인 서봉수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박영훈 최철한에 이어 역대 9번째 명인의 반열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2년여의 시간이 흘러 두 기사가 다시 한번 결승대국에서 맞붙는다. 신진서와 변상일은 15일부터 열리는 제46기 명인전 결승 3번기에서 리턴매치를 치른다. 지난해 열린 제45기 대회 결승전에서는 신진서가 ‘입단 동기’ 신민준 9단에게 2패로 지며 명인 타이틀을 뺏겼다. 이번 결승대국은 신진서에게는 타이틀 탈환에 나서는 일전이고, 변상일에게는 역대 11번째 명인등극을 향한 도전기인 셈이다.
올해 결승대국이 성사된 과정도 2년 전과 판박이다. 당시 변상일은 본선 16강부터 모든 기사들을 제압하고 결승대국에 선착한 상태였다. 이와 달리 신진서는 16강에서 변상일에 패해 패자조로 밀려나며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신진서의 진가는 위기에서 더욱 빛났다. 그는 ‘패자조의 저승사자’라 불리며 6연승을 질주했고, 결국 우승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대국 후 변상일은 크게 좌절했다. 직전 열린 제26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에서도 신진서에 밀려 준우승을 거뒀던 그는 “20대가 되면서 바둑이 싫어졌는데, GS배와 명인전에서 내리 준우승 한 후 바둑이 더 싫어졌다”고 할 만큼 허탈해했다.
그럼에도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같은 해 12월 열린 국수산맥 세계프로최강전 결승에서 드디어 신진서를 꺾으며 생애 첫 국제대회 정상에 올랐고, 기세를 몰아 이번 대회에서도 단 한 판도 지지 않고 결승에 올랐다.
반면 신진서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험난한 여정을 걸었다. 그는 본선 8강에서 박지현 4단에게 패해 패자조로 떨어졌다. 신진서가 공식전에서 자신보다 어린 기사에게 패한 건 이 대국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패자조의 저승사자’는 여전히 건재했다. 그는 허영호 9단 박종훈 7단 김은지 8단을 연달아 잡아냈고, 박지현에게도 설욕에 성공했다. 패자조 결승에서 한국랭킹 2위 박정환 9단마저 꺾은 그는 또다시 생환에 성공하며 2년 전과 꼭 닮은 그림을 만들어냈다.
두 기사의 공식전 상대전적은 신진서가 32승 7패로 압도적으로 앞선다. 최근 치른 10번의 대국에서도 신진서가 모두 승리를 가져갔다. 그러나 변상일은 기존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변상일은 “상대전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오히려 강한 상대를 만나 부담 없이 편하게 바둑을 둘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2년 전 패배에 대해서도 “당연히 생각이 난다”면서도 “올해는 상황이 좀 달라지기를 바란다. 우승 욕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유독 명인전에서 어려운 승부를 펼치는 신진서는 “패자조에 가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바둑을 더 잘 두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연히 명인 타이틀이 탐난다”고 웃으면서도 “2년 전에는 첫 도전이라 욕심이 많았다. 이번에는 욕심을 좀 내려놓고, ‘내용이 좋은 바둑’으로 멋있게 싸워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결승 3번기는 15일 1국에 이어 16일 2국이 펼쳐지고, 승패를 가리지 못할 경우 18일 최종 3국이 열린다. 우승 상금은 7,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500만 원이다. 결승 모든 경기는 오후 1시 K바둑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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