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K컬처의 힘

2023. 12. 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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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마켓 사람들이 거의 떼창 수준으로 '스르르 타령'을 불렀어요." 얼마 전 아시아 마켓 최고마케팅책임자(CMO)들이 모이는 자리에 다녀온 마케팅 임원의 말이다.

스르르 타령은 지난해 보성녹돈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TV 광고에 썼던 노래인데, 한국적 정서가 매력적으로 반영돼 해외 동료들도 많이들 좋아하며 따라 부르고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뛰는 브랜드에서 일하는 만큼 필자는 해외 동료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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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마켓 사람들이 거의 떼창 수준으로 '스르르 타령'을 불렀어요." 얼마 전 아시아 마켓 최고마케팅책임자(CMO)들이 모이는 자리에 다녀온 마케팅 임원의 말이다. 스르르 타령은 지난해 보성녹돈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TV 광고에 썼던 노래인데, 한국적 정서가 매력적으로 반영돼 해외 동료들도 많이들 좋아하며 따라 부르고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뛰는 브랜드에서 일하는 만큼 필자는 해외 동료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많다. 종종 자의 반 타의 반 대화의 중심에 서곤 하는데, 정확히는 'K컬처'가 관심의 대상이다. 세계 각지에서 온 동료들은 우리가 개발한 로컬 메뉴에 지대한 관심을 쏟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노래, 드라마, 웹툰, 음식, 패션, 스포츠 등 분야를 막론한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기 일쑤다. 어깨가 절로 으쓱해지지 않을 수 없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해외 고객들이 한국의 우리 브랜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들을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그 결과로 우리가 개발한 메뉴 레시피가 수출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요리에 진심인 이탈리아를 필두로 미국, 스페인, 대만, 홍콩 등지에 우리의 한국식 로컬 메뉴가 수출됐다. 메뉴 수출로 우리의 자부심이 올라가는 것 외에 재료를 제공하는 우리 국내 협력사들에 새로운 수출길이 열리는 건 덤으로 기쁜 일이다. 이러한 드넓은 관심의 밑바탕에는 K가 발휘하는 힘, 특히 K팝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필자는 K팝의 힘을 생생히 느낄 기회가 있었다. 글로벌 본사가 세계적 스타들의 '최애 메뉴'를 소개하는 캠페인을 위해 방탄소년단(BTS)과 협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당시 국내 마케팅 책임자였던 필자가 광고, 패키지, 유니폼 등 관련 제작물 개발에 참여했다. 약 50개 나라에서 한정판 'BTS세트'가 판매되기 시작하자 곳곳에서 이른바 오픈런이 줄을 이었으며 BTS세트의 포장지만 따로 거래가 될 정도로 그야말로 열풍이 불었다. 당시 50개 나라 크루들은 한글 자음이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착용했는데, 이걸 본 사람들이 '한글이 정말 아름답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올해엔 우리가 주도해 또 다른 글로벌 K팝 스타인 뉴진스(NewJeans)와 캠페인을 진행했다.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너도나도 해당 캠페인을 같이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받아 현재 9개국에서 우리 제품과 뉴진스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홍콩에서는 매장 앞에 놓인 뉴진스 등신대가 수차례 없어질 정도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도 하다.

고객들 기억에 오래 남는 경험을 제공할 때 마케팅은 성공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필자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그 핵심에 우리 문화가 있다는 점에 감사함과 동시에 더 큰 자긍심을 느낀다.

K컬처는 이미 전 세계인의 문화로 발돋움했다.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필자는 우리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K컬처가 주거니 받거니 세계의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기를 계속해서 기대한다.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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