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야" "판 뒤엎자"…김기현, '희생 요구' 쇄도 속 잠행

김지영 기자 2023. 12. 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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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친 윤석열 대통령)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여당 내에서 김기현 대표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불출마 선언은 고민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면서도 "대표직 사퇴는 비대위 문제로 전환되는 만큼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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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 환송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12.11/뉴스1

친윤계(친 윤석열 대통령)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여당 내에서 김기현 대표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출마나 험지 출마 뿐 아니라 대표직 사퇴까지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숙고에 들어갔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김 대표를 향한 공개서한을 올리고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저의 소견으로는 대표님의 희생과 헌신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당 대표로서 응답하는 정치적 책임일 뿐이므로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대표님 모습이 많이 굳어있고 힘들어 보인다"며 "내려놓고 잠시 멈추면 더 큰 길이 열리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당 쇄신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분명하고 확실한 방법이 당 지도부의 교체이고 당대표의 희생과 결단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적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판을 뒤엎으면 대안이 보인다"며 김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홍 시장은 이날 SNS에 "훨씬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눈감고 뭉개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 기다리고 있다"며 "파천황(破天荒)의 변화 없이는 총선이 어려울 건데 되지도 않는 '대안 부재론'을 앞세워 시간 죽이기 하는 것이 참 안타깝다"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 역시 SNS에 "국민의힘이 혁신하고 국민께 신뢰를 되찾는 길은 김기현 대표와 당 지도부가 무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당 구성원 모두가 사즉생을 하라며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돌리고 대표직에서 뭉개고 있는가. 사즉생은 당 구성원 전체에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김기현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라며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김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할 경우 지도부 공석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등을 거치며 총선을 앞두고 당내 혼란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불출마 선언은 고민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면서도 "대표직 사퇴는 비대위 문제로 전환되는 만큼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어 "장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나 윤핵관이 '웰빙 정당'의 모습으로서 자기 자신의 보신만을 위해 정치한다는 이미지는 희석시켰다"며 "지도부도 필요하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공식일정을 비우고 잠행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와 민생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목소리에 답해나갈 것"이라 언급한 이후 줄곧 두문불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예정된 국민의힘 연탄 나눔 봉사활동 등에도 불참한다고 전날 공지했고 13일 예정돼 있던 정책의원총회도 취소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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