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가고 현대제철 왔다… ‘IT 천국’ 판교 오피스에 부는 제조업 바람

백윤미 기자 2023. 12.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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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판교 업무지구에 최근 제조업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지난 11일 발표한 '2024 오피스 테넌트 프로파일' 보고서에 따르면 판교업무지구(PBD)의 오피스에서 IT 기업의 비중이 지난해 2분기 72.8%에서 68.9%로 3.9%포인트(p)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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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오피스서 IT 기업 비중 72.8%→68.9% 감소
반면 제조업·금융업 비중 늘며 약진
“첨단산업으로 영역 넓히거나 모기업 영향”

IT 업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판교 업무지구에 최근 제조업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사업 영역을 첨단 산업으로 넓히거나 모기업이 IT 기반이라는 특징이 있다.

현대제철 판교오피스. /현대제철 제공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지난 11일 발표한 ‘2024 오피스 테넌트 프로파일’ 보고서에 따르면 판교업무지구(PBD)의 오피스에서 IT 기업의 비중이 지난해 2분기 72.8%에서 68.9%로 3.9%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조업은 7.6%에서 12%로 4.4%p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PBD에 IT 업종 오피스 비중이 크게 성장했던 것과 대조되는 움직임이다.

신분당선 판교역 초역세권에 있는 ‘그레이츠판교(옛 크래프톤타워)’에는 최근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 계열사들이 퇴거하고, 이 자리에 제조업 기반의 현대제철 본사가 이전했다. 양재동 서울사무소와 인근에 분산된 조직들을 모두 합쳐 통합사무소를 구축했다.

올해 초 HD현대 역시 판교에 글로벌R&D센터(GRC)를 짓고 자리를 잡았다. 전통적으로 해오던 조선, 정유, 건설기계뿐만 아니라 첨단산업인 전기·전자 로봇계열사 등도 입주를 완료했다. GRC는 연면적 5만3000평,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를 갖춰 HD현대, 한국조선해양, 현대오일뱅크 등 연구개발(R&D) 및 엔지니어링 인력 5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두산그룹과 삼성중공업 등도 일찌감치 판교에 자리를 잡은 기업이다. 두산그룹은 2021년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에 27층 규모의 신사옥을 건설해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두산밥캣 등 주요 계열사를 한 곳으로 집결시켰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판교 R&D센터로 이전했다.

제조기업 오피스가 판교로 몰리는 데에는 첨단산업 등으로 업종을 개편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철강 등 전통 제조업 기반 외에 최근 차세대 신재생에너지로 꼽히는 해상풍력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용 후판 등 해양용 강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HD현대는 판교로 업무지구를 이전하면서 첨단기업을 표방, 제조업계에서 볼 수 없는 자율좌석 방식을 도입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밖에 PBD에서 눈에 띄는 오피스 트렌드로는 금융업 비중도 7.6%에서 9.4%로 1.8%p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PBD에서 카카오뱅크가 판교테크원에 임차를 확정한 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업무권역에서 비대면 업무의 확대와 외국계 금융사들의 축소로 금융업 오피스 비중이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이다.

최재견 신영 부동산리서치센터장은 “입주 업종 제한이 있는 테크노밸리와는 달리 중심 상업지역은 시세대로 분양해 전매 제한이나 업종 제한이 없어 타 업종의 입주가 가능하다”라면서 “카카오뱅크처럼 모회사가 IT 기반이거나, 제조업이라도 첨단 산업을 하는 사업부가 있는 등 용도를 맞춰 판교에 입주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계열분리로 인한 사옥 필요성과 R&D 시설 수요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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