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 열풍 믿었다가 20대가 등 돌리면”…위스키 열풍 속 쏟아지는 걱정
중저가 신제품 쏟아지는 ‘레드오션’
“수제맥주, 와인 전례 똑 닮았다”
1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위스키 누적 수입액은 2억2145만달러(약 2892억2153만원)로 전년보다 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와인 수입액이 11.6% 감소한 것과 견주면 나름대로 선방한 셈이다.
눈여겨볼 것은 수입액이 소폭 늘어나는 사이 수입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위스키 수입량은 2만6937t인데 이는 지난해 연간 수입량(2만7038t)에 맞먹는 규모다. 올해 11월과 12월 수입량까지 더해지면 3만t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액보다 수입량의 증가 폭이 큰 건 소비자가격이 저렴한 중저가 위스키가 대폭 들어오고 있다는 의미다. 팬데믹 기간 인기를 끌었던 와인의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위스키가 급부상하자 대기업은 물론, 중소 수입사들까지 앞다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류업계에서는 이같은 위스키 열풍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과 관련,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위스키 수요가 끊이지 않을 것이란 희망 하나로 기업들이 브랜드 발굴과 마케팅, 재고 확보 등에 과하게 투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주류 수입사 임원은 “여러 주류 브랜드에서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는 게 아니라 유명 위스키 등 일부 제품에 집중된 상황”이라며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는 하지만, 대체재가 마땅치 않아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위스키 수요가 급감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사는 마케팅보다는 영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는데 최근 고연봉을 주고 급하게 MD를 스카우트해오는 등 기존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며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20대와 30대의 지갑에 너무 의존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세 자릿수 성장률을 거듭해온 수제맥주 매출은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비록 전년 대비 성장 기조는 이어갔지만, 상승 폭이 크게 위축된 것이다.
GS25에서는 수제맥주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이 ▲2019년 353.4% ▲2020년 381.4% ▲2021년 234.1% ▲2022년 76.6%를 기록했다. CU에서도 ▲2019년 220.4% ▲2020년 498.4% ▲2021년 255.2%에서 ▲2022년 60.1%로 급락했다.
수제맥주 이후 ‘홈술’ 트렌드 확산과 더불어 인기를 끈 와인 시장 역시 침체되어 있다.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말께부터 와인 수요가 급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유흥채널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들어서는 가정시장 매출 역시 부진하다.
수도권과 주요 거점 도시에서 와인앤모어를 운영하는 신세계엘앤비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5.28% 감소하기도 했다. 매출액이 3.15% 늘었다고는 하나, 순이익이 57.41% 줄었다. 수요는 부진한데 매출원가와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가 모두 오른 영향이다.
같은 기간 매출 규모 순으로 신세계엘앤비의 뒤를 잇는 5개 와인 수입사의 영업이익도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금양인터내셔날(–28.9%) ▲아영FBC(–26.2%) ▲나라셀라(-3.9%) ▲신동와인(-47.3%) ▲씨에스알와인(-11.9%) 순으로 집계됐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와 와인 모두 시장 수요가 꾸준할 것이란 전제 하나로 기업들이 과하게 투자했던 사례”라며 “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는데 위스키만 안전할 것이라 보장할 수는 없다. 주요 수입사마다 분산투자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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