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만했다" 롯데를 떠나며… 안권수가 돌아본 야구인생, 그리고 KBO에서의 4년[무로이칼럼]

정현석 2023. 12. 12. 16: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일교포 3세인 안권수는 '재외국민이 3년을 초과해 한국에 체류하면 병역 연기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KBO리그 4년째가 된 올 시즌을 끝으로 한국을 떠났다.

안권수는 고교야구의 강호인 와세다 실업고 출신.

대학 3학년 때 독립리그에서 활동을 시작한 안권수는 첫 시즌부터 타율 3할을 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안권수는 KBO리그에서 보낸 2020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을 뒤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5.27/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경기, 7회초 2사 1,3루 롯데 안권수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09/
7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롯데 안권수가 7회초 무사 1루 박승욱 타석때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귀루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07/

2023년 시즌 초반 롯데 자이언츠의 리드 오프맨으로서 활약한 안권수(30).

제일교포 3세인 안권수는 '재외국민이 3년을 초과해 한국에 체류하면 병역 연기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KBO리그 4년째가 된 올 시즌을 끝으로 한국을 떠났다. 10월 11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홈 최종전에서는 많은 팬들이 아쉬움 속에 안권수와의 이별을 함께 했다.

팬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은 것을 증명한 장면. 안권수는 이런 날이 올 줄 상상도 못 했다. 그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안권수는 잘할 때 마다 우쭐해서 자만심으로 실패를 거듭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안권수는 고교야구의 강호인 와세다 실업고 출신. 대학은 명문 와세다 대학을 졸업했다. '엘리트' 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한 경력이지만 그의 야구인생은 결코 엘리트가 아니었다.

"중학생 때 많은 노력을 하고 고교 1학년 때부터 주전 선수가 됐습니다. 2학년 때 고시엔 대회 출장도 하고 주목을 받았는데 그 시기에 자만심이 생겨 그 후 노력을 안 했습니다."

대학 1학년 때는 개인사 때문에 야구부에서 징계를 받았다. "그 때 동료들이 '다시 같이하자' 고 도움을 줬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 배려를 못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안권수는 1학년 가을, 야구부를 중도 하차했다.

대학 3학년 때 독립리그에서 활동을 시작한 안권수는 첫 시즌부터 타율 3할을 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팀을 이적해 맞이한 리그 2년째 안권수에게 또 다시 자만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코치나 주변 사람들이 응원을 해주셨는데 도중에 제가 오만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그 분들을 실망시켰습니다."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안권수가 대표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도쿄(일본)=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1.17/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경기, 7회초 2사 1,3루 롯데 안권수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09/
7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롯데 안권수가 3회초 1사 2루에서 박승욱 적시타때 홈을 밟고 이종운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10.07/

실업야구생활 보낸 뒤 2020년에 두산 베어스에 입단 후에도 그의 마인드에 변화는 없었다. 전환점은 두산 입단 1년째의 시즌 후반이었다.

"두산의 외야진을 보면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현 NC 다이노스)라는 최고의 선수 3명이 있고 어떻게 하더라도 못 하겠다고 느꼈습니다. 그 때 불필요한 프라이드(자부심)가 야구 뿐만 아니라 어떤 일에도 성장의 장벽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1군과 퓨처스리그를 오가면서 팀에 있어 어떤 선수가 필요할지, 백업선수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할지 생각했습니다."

안권수가 덕아웃에서 항상 웃으면서 동료들을 격려하고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은 그의 원래 스타일이 아니다. KBO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익힌 것이었다.

안권수는 올해 초 롯데로 이적했을 때 개인 성적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롯데가 우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가 열심히 팀 플레이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1월 말 일본에서 만난 안권수는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이런 결론을 내렸다. "성공하는 사람은 끝까지 열심히 계속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 실패하더라도 배울 수 있다면 좋은 거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안권수는 KBO리그에서 보낸 2020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을 뒤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가서 정말 좋았습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