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김기현 대표직 유지 못해...제2의 연판장 사태 예상"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이승훈 앵커
■ 방송일 : 2023년 12월 12일 (화요일)
■ 대담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승훈 앵커(이하 이승훈) : 이슈앤피플 2부 이어가겠습니다. 이슈 밑에 흐르는 정치 셈법 분석하는 정치 밑줄 시간입니다. 오늘도 박원석 전 의원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하 박원석) : 네. 안녕하십니까?
◇ 이승훈 : 반가운 얘기부터 먼저 해야 되는데 너무 현안들이 많아서요. 그냥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국민의힘 얘기부터 안 할 수가 없어요. 윤핵관의 핵심이라는 장제원 의원이 조금 전에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장 의원 기자회견 들어보셨죠?
◆ 박원석 : 네 들었습니다.
◇ 이승훈 : 그 얘기 어떻게 들으셨어요?
◆ 박원석 : 일단 기자회견 하기 전에 어제 저녁에 이미 기사도 나고 알려졌죠. 선친 묘소에 가서 '잠시 쉬어가겠다' 이런 표현을 쓴 SNS 포스팅을 하면서 불출마론이 급격히 확산됐고 또 본인도 언론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그걸 확인했고. 기자회견도 굉장히 짧았습니다. 핵심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어쨌든 내려놓겠다는 것이고 '버려지는 게 아니고 뿌려지는 거다. 나를 밟고 총선 승리로 일궈 달라.' 뭐 이런 얘기였습니다. 그러니까 뒤에 질의응답 한 걸 보면 그런 결심을 한 지 꽤 됐고 강서 재보궐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부터 꽤 됐고. 다만 혁신위의 이를테면 불출마 내지는 험지 출마 요구가 너무 모욕적이어서 혁신위한테 떠밀리듯 하는 모습은 그동안에 본인을 국회의원을 만들어준 유권자들과의 관계를 생각할 때도 그 모습은 좀 아닌 것 같고 그래서 혁신위를 끝나길 기다렸다가 아마 본인 스스로 결단하는 모양새로 불출마 결정을 한 것 같은데. 대통령께서 지금 네덜란드 가셨잖아요? 가기 전에 모종의 소통이 있지 않았을까. 이런 얘기들이 여권 주변부에서 돌더라고요. 그래서 대통령께서 직접적인 표현으로 장 의원의 결단을 촉구했던 게 아닌가. 그게 결정적으로 불출마 선언의 배경이 됐던 게 아닌가. 이런 얘기들이 좀 돌고 있습니다.
◇ 이승훈 : 박 의원님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들도 가장 많이 물어봤어요. 불출마 과정에서 윤 대통령 혹은 김기현 대표랑 교감이 있었냐. 이런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랬더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 박원석 : 있어도 있었다고 확인할 수가 없는 거죠. 특히 대통령과의 소통에 대해서는 사후적으로라도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고. 그러면 또 무슨 당무 개입 이런 논란이 나오잖아요. 때문에 그거는 그냥 미루어 짐작을 하면 될 것 같고요. 김기현 대표하고 소통은 잘 모르겠는데 김기현 대표가 오늘 공식 일정을 다 취소하고 지금 잠행 모드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장제원 의원의 결단을 마주하면서 김기현 대표가 고민이 깊어진 거 아니냐. 결국 김기현 대표도 당 안팎의 굉장히 큰 압박을 받고 있거든요. 머지않아 모종의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 그런데 그 결단에 대해서 두 가지 관측이 있어요. 장제원 의원처럼 지역구 불출마일 거라는 관측이 있고 '그걸로 되겠냐.' 장제원 의원은 지금 당대표나 이런 지위에 있지 않기 때문에 지역구 불출마가 일종의 희생과 헌신의 결단일 수 있는데. 김기현 대표는 지금과 같은 당의 위기를 초래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당대표직을 내려놔야 그게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김기현 대표가 지역구를 내려놓는 거는 국민들 입장에서 별 감흥이 없어요. 지역구가 어딘지도 모릅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러나 얼마 전에 나왔던 국민의힘의 내부 보고서를 보면 '서울에서 6석 빼고는 총선 승리 전망이 없다' 이런 굉장히 암울한 보고서가 나왔잖아요. 이런 당 상황에 대한 책임, 강서 재보궐선거 이후에 본인에게 쏟아지는 책임론을 회피하기 위해서 혁신위를 만들었지만 그 혁신위가 사실 빈손으로 끝났고 그 과정에서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의 제안을 전혀 수용하지 않는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이런 위기를 자초한 것 아니냐는 그런 면에서 김기현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놔야 그게 희생으로 보이고 뭔가 결단으로 보이지 지역구 내려놓는 거 가지고는 안 될 거라는 그런 생각이고. 관측도 제가 보기에는 아마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그런 결단이 임박하지 않았나. 이렇게 봅니다.
◇ 이승훈 : 결단만 임박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장제원 의원 불출마 선언하고요. 말씀하신 대로 김기현 대표 사퇴까지 이어진다면 국민의힘 혁신을 의심하던 유권자들 이제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서게 되는 걸까요?
◆ 박원석 : 지지로 바로 돌아서지는 않겠죠. 장제원 의원, 김기현 대표 다 여당에서 비중 있는 분들이지만 지금 어쨌든 여당에 대한 평가,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나쁜 문제의 핵심은 원인은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전혀 변한 게 없고. 이번에 대통령실이나 내각의 인사를 보더라도 인사가 대통령의 가장 큰 메시지인데 별다른 메시지에 변화가 없는 거예요. 대통령과 가까운 측근 여당의 핵심들이 일정하게 기득권을 내려놓고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일종의 여권 내부에 뭔가 인적 쇄신의 신호탄은 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그 변화의 폭이 어디까지일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이 그동안의 문제로 지적됐던 그런 국정운영의 기조에 있어서 새로운 모습을 보일지. 또 수직적 당정관계라고 표현했던 당을 대통령 발아래 놓고 대통령 의사대로 좌지우지하려고 했던 이런 모습에서 변화한 총선 준비 체제 이런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지. 예를 들어서 김기현 대표, 장제원 의원 이런 분들 불출마 내지는 대표직 내려놓고 그 자리에 대통령 측근들이 다 들어가 가지고 출마하고 그다음에 무슨 비대위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한다면 더 수직적인 당정 관계가 되는 느낌을 줄 수 있잖아요. 그런 거로부터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이느냐가 관건일 거고요. 저는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나 김기현 대표의 대표직 사퇴는 시작일 뿐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이승훈 : 박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내용 보면, 장제원 의원 사퇴한 것, 불출마 선언한 것은 인적 쇄신의 신호탄 정도라고 박한 평가를 내리셨는데. 기왕 이럴 거면 인요한 위원장이 권고했을 때 그때 했더라면 지금보다는 더 박한 평가 안 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석 : 그런 면도 있겠죠. 그러나 또 장제원 의원 입장에서는 인요한 위원장의 혁신이나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이, 이를테면 '그냥 우유 마실래. 맞고 우유 마실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모욕적이었다고 이렇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쨌든 본인이 3선을 한 지역구이기 때문에 그 지역구 유권자들 특히 핵심 유권자들과의 관계는 일종의 가족 같은 관계거든요. 그리고 무소속으로 또 당선되기도 했고. 그런 가족 같은 관계에 있어서 불출마라는 큰 정치적 결단을 그렇게 누구에게 밀려서 하는 듯한 모습은 이제 지역 유권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그런 얘기는 어느 정도 저도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해를 해요. 정치인의 결단이라는 건 결국엔 본인의 의지가 전제돼야 되는 거지 누구한테 떠밀려가지고 밀려나듯이 하는 거는 그거는 사실은 뭐 누구도 꺼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아마 인요한 혁신위하고의 관계에서는 그런 측면이 많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이승훈 : 정치인으로서 장제원 의원을 이해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정치인으로서 지금 신중 모드, 잠행 모드에 들어간 김 대표는 지금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 박원석 : 여러 가지 고민이 다 드실 것 같아요. 일단 대표직 유지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최고위원회에서 기득권 내려놓기를 얘기했지만 우리 모두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기득권, '저를 포함해서'라는 전제가 있었습니다만 그렇게 에둘러 얘기를 하면서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구나.' 이런 의견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본인이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결단을 한다면 그보다 분명히 직접적이고 분명하게 얘기를 했어야 되는데.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기득권을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다.' 이거는 에둘러 얘기를 한 거기 때문에 의미가 불분명했고 여전히 직위에 연연한다는 느낌을 줬는데요. 국민의힘 안팎의 여론이 굉장히 나빠요. 보수 언론들이 연일 사설 칼럼을 통해서 압박을 하고 있고 변화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고. 이번 주에 그게 열릴지 안 열릴지 지금 모르겠습니다만 서울 지역 그리고 서울 이외에 경기도 지역 원외위원장들의 잇따른 모임이 예정이 돼 있는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게 자칫하면 김기현 사퇴 촉구 연판장 사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만큼 지금 당내의 여론이 안 좋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제원 의원의 결단이 알려지고 김기현 대표가 잠행에 들어가는데 심리적으로 굉장한 압박을 받고 있을 거고. 또 이제 이중의 압박이죠. 하나는 본인이 또 지역구 4선 의원이잖아요.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뿐만 아니라 이 지역구도 내려놓으면 김기현 대표 아무것도 안 남은 거예요. 그러면 일각에서는 정계은퇴냐는 얘기도 나올 수 있고. 어떻게 보면 김기현 대표로서는 다 내려놓고 불확실한 훗날을 도모해야 될지도 모르는 이런 상황에 내몰려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고민이 깊을 텐데. 저는 이 결정의 시간이 그렇게 길어질 것 같지는 않고요. 그만큼 당 안팎의 압력이 세기 때문에 다른 건 모르겠으나 당 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이승훈 : 당 안팎으로 압력이 세다고 했는데요. 기억을 더듬어보면 당 대표 나오기 전에요. 사실상 나경원 전 의원을 주저앉혔던 분들이 바로 국민의힘의 초선 의원들이었는데요. 그분들은 지금 김 대표와 함께 가야 한다는 얘기들을 또 많이 했던 것 같은데요.
◆ 박원석 : 저는 좀 헛발질이었다고 봅니다. 어제 초선 의원들이 단체 카톡방 등에서 서병수 의원이나 하태경 의원을 저격하면서 '김기현 대표 체제를 지켜야 한다.' 이런 식의 제2의 연판장 사태와 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어젯밤에 갑자기 장제원 의원 불출마가 알려지고 '그 배경에 대통령의 뜻이 있는 거 아니냐. 이거 우리가 잘못 읽은 거 아니냐. 우리는 김기현 대표 체제로 가자는 게 대통령의 뜻인 줄 알았는데.' 이런 당혹스러움이 아마 어제 말씀하셨던 그 초선 의원들 사이에 지금 돌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는 참 다른 걸 다 떠나서 씁쓸한 게 우리 정치권에서 초선 소장파라는 것은 늘 어떻게 보면 성숙하고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겁 없이 정치 개혁을 요구하고 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이런 정풍운동의 주역이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과거에 '천신정, 남원정' 이런 별칭으로도 불렸던 그런 개혁 지향적 소장파의 모습이 초선 의원들에게 있는 게 당연한데. 지금 국민의힘의 초선들은 누구보다 권력자의 홍위병이 돼가지고 앞서 말씀하셨듯이 48명이 연판장에 서명해서 나경원 의원을 당대표 후보에서 주저앉히는 그런 모습을 보인다거나. 아니면 어제도 뭐 열 몇 명이 김기현 대표에 대해서 물러나라고 한 그런 중진 의원들을 저격하는 이런 모습을 보인다거나. 어떻게 보면 권력에 영합하고 또 거기에 줄 서서 공천 받으면 그게 최선이라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정당의 개혁이나 정치 혁신하고는 거리가 먼 굉장히 기득권 융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저분들이 왜 정치하나.' 이런 생각마저 들 지경입니다.
◇ 이승훈 : '수직적 당정관계'라는 말씀하셔서 갑자기 그 생각이 드는데. 한편에서는 그런 말도 나오는 것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 처리 좀 잘해달라는 말을 당에 신신당부하면서 말씀하신 대로 수직적 당정관계가 조금 역전되고 있다. 한마디로 김기현 대표에게 좀 더 힘이 실어지는 거 아니에요? 그런 분석도 있었던 게 사실이잖아요.
◆ 박원석 : 그런 얘기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요. 그것도 다 제가 보기에는 조금 이렇게 표면적인 관측이었던 것 같고요. 결국 수직적 당정관계의 핵심은 인사 그리고 공천 이런 데서 드러나는 건데 일상적인 당무가 아니고. 그건 여전히 어쨌든 대통령과 용산의 그립이 관찰되고 있다고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앞서 장제원 의원을 대통령께서 네덜란드로 출국하기 전에 만났거나 혹은 직접적인 어떤 의사 표현이 있지 않았을까.
◇ 이승훈 : 부산에서 만났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 박원석 : 그때는 아무 얘기가 없었답니다. 그때든 아니면 그 뒤로든 장제원 의원의 거취에 대해서 조금 더 직접적인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되지 않았을까하는 추정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기현 대표에게는 그런 게 없었을까요? 저는 김기현 대표가 저렇게 잠행에 들어간 것, 일정을 취소한 것. 이게 단지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때문이 아니고 그다음에 보수 언론이나 당내 일부의 압박이 아니라. 작용을 했다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이렇게 추정을 하거든요.
◇ 이승훈 : 장제원 의원이나 김기현 대표나 결국은 대통령의 마음이다?
◆ 박원석 : 그랬을 가능성이 높죠. 그러니까 수직적 당정 관계는 이런 데 있는 거고요. 특검법 처리는 기술적으로 대통령이나 여당이 신경을 쓰는 부분입니다. 어쨌든 이게 법률안이기 때문에 첫 표결에서는 다 기명투표를 하게 돼 있습니다. 거기에 찬성할 국민의힘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을 거라고 제가 장담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제의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무기명 비밀투표가 됩니다. 그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죠. 그 상황에서 행여나 국민의힘의 이탈표가 생기지 않도록 문단속을 강하게 할 필요성을 느끼고 강하게 나설 것 같은데. 오히려 지금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국회 표결 절차에 있어서 문제점은 이런 거고요. 그거 가지고 김기현 대표가 은근히 대통령실하고 딜을 했다는 이런 관측들이 있었는데 그런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 이승훈 : 혹시 홍준표 대구시장 SNS 보셨어요? '천당 아래 분당이라더니 분당에 몰려드는 사람들 보니까 이번에 총선 이기기 힘들게 생겼다.' 이른바 꿀 지역구, 여기 가겠다는 장관 수석들 지적하는 거겠죠?
◆ 박원석 : 당내 공천 다툼 그것도 이른바 양지라고 하는 지역구에 몰려드는 장관 출신들, 대통령 참모 출신들에 대한 비판이죠. 그래서 무슨 총선을 이기겠냐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탄식이고요. 그것도 조만간 교통정리가 되지 않겠습니까?
◇ 이승훈 : 그 말 들으신 분들이 오늘 장제원 의원 결정처럼 분당, 강남 대신에 이른바 험지라고 불리는 곳으로 가지 않을까요?
◆ 박원석 : 봐야 알겠습니다만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시도될 거라고 보고요. 그런데 대통령과 가까웠던 분들, 장관, 청와대 비서관, 대통령실 비서관 이런 걸 지냈던 분들이 그렇게 양지만 쫓는 모습이 당연히 좋은 결과를 낳을 리가 없죠. 왜냐하면 지금 여당이 선거가 어려운데 누구나 다 당선될 만한 곳만 추구하면. 예를 들어서 외부에서 인재영입은 어떻게 하며 수혈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인재 영입해서 그분들한테 험지 나가라고 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러면 오히려 기존에 대통령과 가까웠던 혹은 좀 다선이거나 그동안의 양지에서 정치 경력을 쌓았던 분들이 험지에 나가서 혹은 격전지에 나가 싸워주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데. 그런 면모를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너무 안 보이기 때문에 그런 데 대한 당내 비판이 나오고 있고 홍준표 시장의 말씀도 그런 맥락이 아닌가 싶습니다.
◇ 이승훈 : 이제 민주당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가 훌륭한 분 모아서 세력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내년 초 신당 출범 기정사실화했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닐까요?
◆ 박원석 : 거의 근접해 가고 있다고 보고요. 어제 이상민 의원과 만났을 때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걸로 전달이 되고 있고. 제가 사실은 12월 1일 날 이낙연 전 대표하고 차를 한잔 했습니다. 한번 보자고 말씀을 하셔서. 그때 신당 창당에 대해서 그렇게 직접적인 의사 표현을 하시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대로 민주당의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내면의 결심 같은 거, 분명한 본인의 의지 같은 게 좀 보였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뭔가 행동에 나서겠구나 하는 결심이 읽혔고. 그 뒤로 계속 발언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잖아요. 급기야 내년 초라는 신당 창당의 시점까지 말씀을 하시는 상황에 왔는데. 막을 방법이 없어요. 이를테면 이재명 대표 당 주류 쪽에서 그걸 막 비난한다고 그래서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그렇다고 이재명 대표가 만난다고 그래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게. 두 분이 안 만났던 게 아니잖아요. 근데 전혀 지금 이해가 다릅니다. 이를테면 이낙연 대표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총선을 지휘한다는 게 용납이 안 되는 거거든요. 게다가 당의 지금 기류나 당 운영 방식이 '이재명 사당화로 가고 있다'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면 모를까 그러지 않는 이상 이낙연 대표의 발걸음을 되돌리기가 어려운데. 이재명 대표는 그럴 의사가 추호도 없잖아요. 그러면 이제 두 사람 사이에 접점이 없는 거고. 이낙연 대표가 전직 총리이고 전직 당 대표를 지냈기 때문에 오늘날 민주당의 모습에 많은 책임이 있어요. 그 점에 대해서는 저는 이낙연 대표가 자기성찰적인 어떤 메시지가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신당을 창당하든 뭘 하든. 그런데 김민석 의원이 무슨 사쿠라 얘기까지 했던데. 이낙연 대표에게 그런 비난을 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또 그런 비난은 도의적으로도 당의 원로나 한솥밥을 먹었던 분한테 할 수 있는 비난은 아닌 거죠. 게다가 그 비난을 김민석 의원이 하는 건 더더욱 웃기죠. 그분이 2002년도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 떨어지니까 정몽준 캠프로 넘어가서 그쪽의 단일화 협상 대표로 나와서 했던 언행이나 이런 것들을 보면 누구한테 '사쿠라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자격을 가진 분은 아니라고 보고요.
◇ 이승훈 : 그렇다면 민주당에서 저렇게 이낙연 대표를 향해서 거친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의도가 있다고 보십니까?
◆ 박원석 : 당 주류나 이재명 대표 측에 말하자면 '말려봐야 소용없다. 결국에는 각자 갈 길 가는데 명분을 뺏고 흠집을 내자.' 그런 차원의 메시지라고 봅니다.
◇ 이승훈 : 이상민 의원, 이낙연 대표와 어제 만났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국민의힘에서 공을 많이 들인 분인데. 국민의힘으로 갈까요?
◆ 박원석 : 글쎄요. 그런 풍문이 한때 돌았었는데. 본인도 그런 선택지도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최근 들어서 좀 멀어진 게 아닌가 싶어요. 일단 국민의힘 내부가 복잡해요. 지금 이상민 의원을 영입하고 이럴 상황이 아니고 국민의힘이 지금 인적 쇄신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가 복잡한 상황에서 지금 거기를 가고말고 이럴 문제가 아닌 것 같고요. 그리고 이상민 의원도 민주당을 오래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여러 고민이 있겠죠. 아예 반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거는 정치인에게 그렇게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그런 여러 가지 고민이 투영돼 있고. 또 어제 이낙연 대표를 만났다면 아마 같이 하자는 의사를 이낙연 대표가 전달하지 않았을까요?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이상민 의원의 거취는 좀 지켜봐야 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 어디로 갈지는 정해진 게 없는 것 같아요.
◇ 이승훈 : 기억에 남는 게, 21대 총선 당시에 민주당이 이른바 180석 압승할 때요. 카메라 한가운데서 환하게 웃던 선대위원장이 그 당시에 이낙연 전 대표라고 알고 있는데요. 그런 분이 당을 쪼개고 나온다는 게 이게 많이 고민되는 일 아닐까요?
◆ 박원석 : 그렇죠. 그럴 수밖에 없고. 제가 만나 뵀을 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16대 국회에 들어오셨거든요. 이낙연 대표가. 그리고 말하자면 김대중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들어오신 분이기 때문에 '내 인생이 민주당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때문에 고민하고 결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는데. '더 이상 망설일 수가 없고 결심을 한 이상 온 힘을 다해서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이 상황을 깨기 위해서 노력을 할 거다.' 이런 말씀을 하시던데. 당연히 고민이 깊었겠죠. 그리고 앞으로도 제가 보기에는 여러 비난과 또 여러 지적에 직면할 수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서 주변을 설득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될 과제가 이제 이낙연 대표한테 있는데. 그러니까 이분이 지난 정권에서 많은 수혜를 입은 분이에요. 그러니까 민주당과 민주당 정권에서.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에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 올랐고 당 대표까지 하셨는데. 이낙연 대표도 스스로 성찰할 대목이 있는 거죠. 왜냐하면 아까 지난 총선 얘기하셨는데, 그때 선대위원장인데 그때 위성정당 만들었어요. 민주당이 엄청나게 비난을 받았던 당대표 하실 때 서울시장 보궐선거,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보궐선거 원인 제공을 한 지역에 보궐선거는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원을 뒤엎고. 그걸 갖다가 당원 총투표를 통해서 두 군데 선거를 치렀다가 다 패배했어요. 그때 당대표가 이낙연 대표셨습니다. 그런 점들에 대해서 본인은 어떤 성찰의 모습을 보여줄 건지도 과제일 거고. 두 번째로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 비판적인 당내 여러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원칙과 상식 4인방 의원들도 있고. 그런 목소리 어떻게 통합할 거냐. 그리고 끝으로는 대중적으로 이낙연 대표의 길을 어떻게 설득할 거냐. 이게 이낙연 대표 앞에 놓여 있는 과제죠.
◇ 이승훈 :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들어야 되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박원석 : 고맙습니다.
◇ 이승훈 : 지금까지 박원석 전 의원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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