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친중파 일색'…당선자 94% 지역위 추천자

투표율 역대 최저 27.5%
존 리 행정장관 "투표율 만족"

[홍콩=AP/뉴시스] 홍콩 구의원 선거의 투표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당선자의 약 94%가 친중 지역위원회(지역위) 추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지난 10일 홍콩 7회 구의원 선거 투표가 진행하는 가운데 행인이 출마자의 사진과 피켓 앞을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지나치고 있다. 2023.12.12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홍콩 구의원 선거의 투표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당선자의 약 94%가 친중 지역위원회(지역위) 추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홍콩 매체 홍콩자유언론(HKFP)에 따르면 지난 10일 열린 제7회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직간접적으로 선출하는 264석 중 93.6%에 해당하는 247석을 친중 지역위원회 3곳(구위원회·소방위원회·범죄수사위원회) 위원이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권자들이 직접 선출하는 88석 가운데 84석(95.4%)도 지역위 3곳 출신이 당선됐고, 지역위끼리 뽑은 176석 중 163석(92.6%)도 지역위 소속 위원이 차지했다.

당국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전체 의석수를 기존 479석에서 470석으로 축소하고 직접 선거 의석수는 기존 450석에서 88석으로 대폭 줄였다. 나머지 의석은 간접 선출하거나 당국이 임명하는 의석으로 바꿨는데 지역위 3곳이 선출하는 176석, 정부 임명직 179석, 관료 출신 지역 주민 대표(당연직) 27석으로 구성이 변경됐다.

반정부 시위로 민주화 열망이 높아진 2019년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 진영은 선출 의석 452석 중 388석을 얻었고, 친중 진영(건재파)는 59석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당시 투표율도 역대 가장 높은 71.2%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이번 선거 투표율은 27.5%로, 1997년 홍콩 반환 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저치인 1999년 구의원 선거(35.8%)보다도 8.3%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다.

홍콩 당국은 투표 시간을 연장하고, 사실상 돈까지 뿌려 투표를 독려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120만명 홍콩시민이 투표를 참여한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투표율 저조의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리 장관은 또 “이번 선거는 애국자가 홍콩을 통치한다는 원칙을 구현하는 마지막 퍼즐”이라면서 “이번 당선된 의원들은 모두 선거 조건을 충족하는 '애국자'이며 홍콩 이익을 해칠 ‘외국대리인’들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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