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금태섭-류호정 함께 할 수 있을까···제3지대 빅텐트 흔들

조미덥·문광호 기자 2023. 12. 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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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포괄하는 ‘제3지대 빅텐트’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흔들리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을 비판하는 ‘새로운 선택’ 인사들에게 불쾌함을 표시했고, 류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지금 시점에선 공통점을 찾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금 전 의원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충분히 화합할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지만 세력 간 생각 차이와 주도권 다툼으로 빅텐트를 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 전 의원과 류 의원이 함께 하는 새로운선택은 12일 공식 창당 절차를 전날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전날 병역 성평등과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를 내건 젠더정책 합동 발표를 하는 등 공동 행보를 하고 있다. 금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수차례 만나 제3지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3시간 동안 난상 토론을 벌이는 등 빅텐트 가능성을 시험했다.

하지만 금 전 의원 뜻과 달리 다른 인사들 사이에 반목이 드러나면서 빅텐트 논의가 초반부터 삐걱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새로운선택 안에 업이 이준석 까는(비판하는) 것인 사람들이 있다”며 “제3지대를 하면서 ‘안티 이준석’이 모토면 그냥 하라고 하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비판하고 나서 나중에) 자기들이 잠시 숨죽이고 있으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난 절대 그런 것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통보하듯이 창당하겠다고 하는 건 (나와) 지분 싸움 하겠다는 건가”라며 새로운선택이 창당 작업을 먼저 진행한 데 대한 문제 제기도 했다. 곽대중 새로운선택 대변인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전 대표의 “12월 27일 탈당하면 창당에 한 달 걸린다” 발언을 겨냥한 듯 “정당을 그렇게 쉽게 보는 사람, 쉽게 망하고 가볍게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 사회 젠더 갈등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저와 이 전 대표 사이에 지금 시점에서 공통점을 찾는 건 상당히 어렵다. 지금 해보자는 정치가 우리 진영 지지자가 좋아할 만한 말과 행동만으로 말하고 상대 진영의 지지자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하는 정치가 아니다”라며 “아직 이 전 대표에게서 그런 절제와 공존을 발견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선 “이 전 대표와 통한다기보다 대화에 나설 수 있다”며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단 하나의 공통점이라도 찾아서 진전해보자는 합의가 있으면 어떤 주제로든지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빅텐트 논의 과정에서 예상된 진통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기 주장이 강한 인사들이 국민의힘 출신부터 정의당 출신까지 한 텐트 안에 모여 융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빅텐트에 참여한 세력들 간에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싸움까지 합쳐져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금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다양한 의견을 한 데 모으려면 우리부터 먼저 이해하고 양보하고 무엇보다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표와 류 의원의 화합에 대해 “두 분은 생각한 대로 솔직하게 말하는 분들이라 얼마든지 대화하고,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 상대의 시각을 참고도 하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금 전 의원의 만남을 주선했던 김 전 위원장은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새로운선택에 들어가지 않고 나름대로 자기가 창당을 하려는 것이지 나중에 화합은 잘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치라는 게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소한 문제는 제쳐두고 참고 지나가는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서로가 아무것도 안 된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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