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바 경영·설계사 왕국 내세운 '보험혁신 아이콘'
5년연속 최대실적 행진 이어가
매출액 3년연속 10조 돌파할 듯
공격경영으로 보험업계 지각변동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보험업계에 새로운 혁신 바람을 일으킨 공로로 '2023 대한민국 금융대상'에서 손해보험 대상을 수상했다. 김 부회장은 2015년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최근까지 9년간 보험업계에서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변화를 과감하게 이끌면서 회사를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등극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직원들에게 늘 당부했던 '원대한 목표와 용감한 시도'는 숫자가 증명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이 1조3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2019년 이후 5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데, 2019년(2712억원)과 비교하면 5배가량 증가했다.
매출액(원수보험료)도 2021년 10조원을 찍은 뒤 작년(10조7193억원)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1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영업이익 역시 작년 1조원을 처음 넘어섰고 올 3분기 1조7959억원으로 2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메리츠화재는 성장 가도를 질주하면서 오랫동안 순위 변동이 없던 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보험업계 안팎에서 메리츠화재는 국내 보험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메리츠화재의 놀라운 성장의 중심에 김 부회장이 있다. 김 부회장은 전사적으로 '아메바 경영'을 도입해 회사를 공격적인 성과형 조직으로 재탄생시켰다. 직원들이 자신의 실적을 확인하고, 성과를 내면 파격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정착시켜 모든 구성원이 경영자 마인드를 갖고 일에 몰입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했다. 김 부회장은 보험 사의 근간인 영업 조직도 혁신적으로 뜯어고쳤다. '설계사 왕국'이란 기치를 내걸고 설계사가 행복해야 고객과 회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을 다양한 제도를 통해 구체화하고 실천에 옮겼다. 영업 조직을 슬림화하고 전국 수백 개 점포를 본사 직속의 100여 개 초대형 점포로 통합하는 동시에 사업가형 점포장 제도를 시행했다. 특히 설계사 출신 본부장 승격 제도를 도입해 커리어의 한계를 폐지하고, 능력이 출중한 본부장에 대해선 별을 달 수 있는 영업 임원 제도도 만들었다.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한 '프라이싱(Pricing·가격정책)' 전략도 인상적이다. 프라이싱은 메리츠금융그룹의 경영철학이자 모든 의사결정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다.
메리츠화재는 냉철한 프라이싱을 통해 시장가격과 손익분기점(BEP)을 비교한 후 시장 진입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런 프라이싱 전략을 바탕으로 메리츠화재는 미래 수익성이 가장 높은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하며 이익을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반면 3~4년 주기로 이익과 손실이 엇갈리는 자동차보험 시장은 시장 점유율에 신경을 쓰기보다 흑자 구간을 선별적으로 공략해 수익성을 확보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의 승패는 회사가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수익성을 계산하는지에 달렸다"며 "금융산업 전체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프라이싱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해왔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메리츠금융지주로 자리를 완전히 옮겼다. 앞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며 효율적인 통합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작년 11월 메리츠화재와 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지주 중심 경영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김 부회장이 이임식에서 메리츠화재 직원들에게 밝힌 감사함과 소회도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 9년간 모두가 합심해서 이룬 성과는 보험업계 역사에서 볼 수 없었던 예외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제 인생에서 가장 보람차고 빛나는 순간으로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주 대표이사로서 메리츠화재의 도전과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1963년 출생 △한성고·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 전무(CFO)·메리츠종금증권 부사장 △2012~2015년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사장 △2013년 메리츠금융지주 최고운영책임자 사장 △2014~2015년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 △2015년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사장 △2018~2023년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부회장 △2018년~현재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임영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1억 낮출테니 집 좀 사주소”…서울에만 매물 8만개나 쌓였다 - 매일경제
- ‘이 자녀’ 둔 엄마들, 우울·탈모 시달렸다…“화와 짜증, 매일 지옥” - 매일경제
- 오늘의 운세 2023년 12월 12일 火(음력 10월 30일) - 매일경제
- 남편 출장 간 사이 부하직원과 정사 나눈 아내...발각된 불륜의 결말은[사색(史色)] - 매일경제
- 700만 돌파 ‘서울의 봄’ 흥행하면 뭐하나…이사람 호 딴 공원 그대로인데 - 매일경제
- 미국 ‘화웨이 내상’ 얼마나 컸길래…‘이 말’ 또 꺼냈다 - 매일경제
- “그러고보니 중국 관광객 안보이긴 해”…기대 이하 방한, 무슨 일 - 매일경제
- “돈 없어도 그랜저 정도는 타야지”…없어서 못파나, 중고차도 ‘넘사벽 1위’ [왜몰랐을카] -
- 즉석 모임서 만나 무차별 폭행…알고보니 전과 6범 무술대회 입상자 - 매일경제
- MLB 서울시리즈, ESPN에서 美 전역 중계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