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피해에 한국 책임 ‘517조’ 세계 9위···기후부채 1위기업 한전
전세계 기후위기 피해에서 한국 비중 1.7%, 517조
국내 기업 중엔 한전이 174조로 1위, 포스코 2위
온실가스 배출량의 비중으로 평가한 한국의 기후위기 책임 금액은 약 517조원으로 전 세계 9위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금액을 기후위기로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 저개발국가 등에 2050년까지 매년 배상한다고 가정하면 한국의 ‘기후 부채’는 연평균 20조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한국전력의 책임이 가장 컸다.
기후솔루션은 국가별 기후위기 책임을 금액으로 정량화하는 분석방법을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자료에 적용한 결과, 전 세계의 기후위기 피해에 대한 한국의 책임 금액은 총 517조7704억원에 달했다고 12일 밝혔다. 기후솔루션은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기후위기 피해에 대한 대한민국의 책임 :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에 대한 부채액 산정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이날 발간했다.
기후솔루션은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학과 미국 기후책임연구소 연구진이 지난 5월 국제학술지 ‘원어스(One Earth)’ 에 게재한 ‘대가를 치를 때 : 화석연료기업의 기후 피해에 대한 배상(Time to pay the piper : Fossil fuel companies reparations for climate damages)’ 논문에서 사용한 방식을 한국에 적용했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화석연료를 추출한 기업, 이를 사용해 사업을 벌인 기업, 그리고 이를 용인한 정책결정자, 즉 정부에 있다는 관점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을 추산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전 세계의 기후 위기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은 총 70조달러(약 9경2085조원)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기후솔루션은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가 산출된 1990년부터 2020년까지를 기준으로 한국의 배출 비중을 먼저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채액을 뽑아봤다. 그 결과 한국은 해당 시기 동안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7%에 해당하는 규모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9위에 해당한다. 517조7704억원은 이를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1위는 중국, 2위는 미국, 3위는 러시아가 차지했다.
기후솔루션은 또 국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기업들의 기후위기 책임을 정량화한 결과 한국 기업들이 책임져야 하는 금액은 총 278조6073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기업은 전체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32%가량을 차지한 한국전력으로, 총 책임액은 174조9504억원이다. 한전의 기후부채는 국내 기업 가운데 2~6위를 차지한 자회사들의 책임 금액을 합산한 것이다. 개별 기업 중에는 포스코가 64조원으로 가장 큰 기후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현대제철이 17조7748억원, 포스코에너지가 8조4574억원, S-Oil(에쓰-오일)이 7조100억원, 삼성전자가 6조9587억원으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분석으로 도출한 한국 정부와 기업의 책임액은 앞으로 전개될 기후위기로 인한 ‘손실과 피해’ 논의의 실마리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국가와 기업이 기후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분석한 이번 결과를 통해 한국이 지금까지 생각해 온 것 이상의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 파악됐다”며 “한국은 이번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출범한 ‘손실과 피해’ 기금 논의에서도 보다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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