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때문에 참”…‘비장의 카드’ 다시 꺼내드는 대기업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2023. 12.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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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자사몰 ‘내일도착’ 배송 서비스
홈플러스, 1시간 즉시배송…年 80% 성장
롯데, 부산에 230만여 가구 장보기 물류센터
쿠팡 배송 캠프에서 택배기사가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 배송망을 사용하는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은 이날도 정상 운영에 나섰다.[사진=이충우 기자]
로켓배송으로 온라인 사업 기반을 다진 쿠팡에 대응하기 위해 유통업계가 빠른 배송 강화에 나섰다. 배송 도착 일자를 사전에 알 수 없었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익일 배송’ ‘1시간 즉시 배송’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공식몰 CJ더마켓에 내일도착 서비스 ‘내일 꼭! 오네(O-NE)’를 전날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밤 11시 이전 주문하면 다음날 CJ제일제당 제품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받아볼 수 있는 배송 서비스다. 이번 CJ더마켓에서의 서비스 도입을 시작으로 내년 1월말 CJ제일제당의 네이버 공식 브랜드스토어 등 타 플랫폼으로도 점차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기존에 햇반, 비비고 국물요리 등 박스 단위의 일부 상온 제품에 한해서만 운영했던 내일도착 서비스를 전 제품으로 확대했다. 이를 위해 동탄온라인센터와 실시간으로 재고상황을 연동해 고객이 주문한 당일 출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CJ제일제당이 ‘탈(脫) 쿠팡’에 한 발 더 나아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쿠팡과 상품 납품 단가를 두고 1년째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11월부터 햇반을 포함한 전 제품에 대해 쿠팡과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네이버 쇼핑이 운영하는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한 것에 이어 6월부터는 11번가,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 컬리, B마트 등 유통회사와 공동 마케팅을 하는 등 쿠팡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CJ제일제당 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에서 빠른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고객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1시간 즉시배송’ 앱(App)의 새로운 UX/UI(User Experience/User Interface)를 내놨다. 고객 쇼핑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입률이 높은 메뉴를 첫 화면에 배치해 장보기 속도를 개선하고 ▲할인 행사·카드할인 혜택 알림 ▲인기 기획전·추천 상품 등 ‘퀵 메뉴(Quick Menu)’ ▲인기 검색어·복합 구매 혜택·점포별 주문 가능 시간·함께 구매한 상품 추천 등 고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료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는 지난 2021년 2월 온라인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론칭했는데, 이듬해인 2022년 매출이 전년비 121% 뛴 데 이어 3년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월 2회 이상 이용하는 단골 고객은 첫해보다 3배 이상 늘고, 월간 방문자 수는 최대 330만 명을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마감 실적을 기준으로 ‘1시간 즉시배송’ 3개년 연평균 성장률(CAGR)이 80%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쇼핑의 부산 고객풀필먼트센터(CFC)도 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지난 6일 첫 삽을 떴다. 롯데가 2000억원을 투입한 부산 CFC는 부산·창원·김해 지역 230만여 가구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장보기 전용 물류센터로 운영될 예정이다.

부산 CFC는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의 플랫폼을 적용해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상품 포장, 배송 배차를 모두 자동화한 최첨단 물류센터다. 연면적 4만 2000㎡에 기존 김포 물류센터보다 2배 많은 4만 5000여종에 달하는 상품을 보관할 수 있다. 매일 최대 33번의 배차를 통해 배송 처리량 역시 기존보다 2배 많은 하루 3만여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지연 없이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롯데가 그동안 약점을 꼽힌 배송 인프라 부재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롯데는 수도권에 두 번째 CFC를 짓는 등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대형 물류창고인 오카도 CFC를 전국에 다섯 곳 더 확충할 계획이다. 2032년까지 온라인 식료품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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