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주류, ‘이낙연은 사쿠라’ 김민석에 “김민새” “부끄러운 586”
조응천·이원욱 의원 등 집단 반격 응수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12일 김민석 의원을 “김민새(김민석+철새)”, “친명(이재명) 전사”, “부끄러운 586”이라고 부르며 맹비판했다. 김 의원이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사쿠라 노선”이라고 비판하자, 집단 반격으로 응수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론을 두고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김 의원을 ‘철새 정치인’이라고 공격했다. 친이낙연(친낙)계이자 ‘원칙과 상식’ 소속인 윤영찬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6대 대선(2002년)을 앞둔 시절 “김 의원은 노무현의 낮은 지지율을 이야기하며 정몽준이 치고 올라와 대선후보가 돼야 이회창의 집권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면서 “‘지지율이 낮다고 자당 후보를 버리고 탈당을 합니까’ 그에게 그렇게 따졌던 기억이 난다. 이 사건으로 김 의원은 ‘김민새’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고 10년 넘게 정치적 낭인생활을 했다”고 적었다.
조응천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16대 대선 전 김 의원에게는)그때 철새, 김민새 이런 별칭이 붙었다. 16년 만에 들어와서 처음에는 추미애 대표 쪽으로 분류가 됐었는데 어느새 보니까 완전 친명 전사가 돼 있다”며 “그런 분이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 또 당의 원로를 향해서 비난하고 저격한다. 과연 사쿠라라고 말할 자격이 있나. 그래서 저는 셀프 디스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SNS에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이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의원은 “오직 ‘민주 대 반민주’의 프레임을 받들고 586기득권 정치인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애써 눈감는 우리가 부끄럽다”며 “부도덕 민주당이라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타당을 향해서만 뾰족한 우리가 부끄럽다. 친명이라는 굴레 속에서, 국민 대개는 알고 있는 민주당의 썩은 고름을 짜내지는 못할지언정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향한 차가운 칼날을 닮은 말들에, 저는 우리가 부끄럽다”고 썼다.
이상민 무소속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김민석 의원, 그러면 안 된다”며 “같은 한솥밥을 먹었고, 또 더구나 본인 말마따나 당대표였고 총리까지 했던 분에 대한 예의가 그 정도밖에 안 되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연일 사쿠라라는 표현을 쓰며 이 전 대표를 공격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윤석열-한동훈 심판은 민주당의 절대과제다. 이 전선을 흔드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이적행위”라며 “이 절대과제를 흔드는 이낙연 신당론은 결국 윤석열 검찰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 덕으로 평생 꽃길을 걸은 분이 왜 당을 찌르고 흔드나. 신당을 할 거면 안에서 흔들지 말고 나가서 하는 것이 최소한의 양식 아니냐”며 “내일도 신당 얘기를 할 거면 오늘 당장 나가시라. 이낙연 전 대표는 사쿠라 노선을 포기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 의원은 SNS에도 글을 올려 원칙과 상식을 향해 “이낙연 신당을 비호하며 제게 시비하는 분들께선 곧 사쿠라당을 하실거냐”며 “과거의 저를 비판한다면 오늘의 이낙연 신당을 100배 비판하시라”고 적었다. 자신을 철새라고 비판했다면, 이 전 대표의 신당 움직임도 비판하라는 취지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이 시대의 과제가 뭔지 알지 못하는 전형적 ‘사쿠라’”라고 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의원의 비판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결국 김 의원과 원칙과 상식 의원들의 충돌은 이 전 대표가 주도하는 ‘비윤석열, 비이재명’ 신당에 대한 입장차를 보여준다.
당 안팎의 비판 속에서도 이 전 대표는 전날 MBN 뉴스에서 출연해 신당 창당 공표 시기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새해에 새로운 기대를 국민들께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새해에는 신당 창당 여부를 확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창당이라는 것이 여러 단계가 있다. 국민들 앞에서 (신당 창당을) 밝힌다면 공허해지지 않을 만큼의 준비는 필요하다”며 이미 실무 작업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은 “아직 신당 계획은 없다”면서도 연말을 민주당 변화의 시한으로 제시하며 탈당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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