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순댓국] 충주 자유시장 오픈키친에서 직관한 토렴식국밥에는 ‘이것’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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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 출판사가 함께 기획하고 돌아가며 출판하는 '아무튼, 시리즈', 7년째 50여 권의 책이 출간될 정도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충주에서 '시래기 순대국밥'을 즐겨 먹은 데는 지리적 특성이 한몫했습니다.
시장에서 30년 넘게 순대국밥을 판매해 온 한 주인장은 토렴을 해야 "밥알이 더 탱글탱글하다"며 "충주 자유시장 안에선 순대국밥이 토렴식으로만 나간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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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 출판사가 함께 기획하고 돌아가며 출판하는 ‘아무튼, 시리즈’, 7년째 50여 권의 책이 출간될 정도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아무튼, 양말’, ‘아무튼, 문구’, ‘아무튼, 여름’ 등등처럼 저자가 좋아하고 흥미 있는 뭔가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식입니다. 이번 연재도 ‘아무튼’의 힘을 빌려봅니다. ‘뭐가 어찌 됐든 간에 우리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한 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깊고 넓게 다룹니다.
시장하면 군침 흐르는 먹거리가 자동으로 떠오르실 텐데요. 장날에는 역시 ‘국밥’이, 그 중에도 충청도에서는 ‘순댓국’이 국률로 통하기라도 하는 듯 시장마다 유명 순댓국집이 꼭 하나씩 있습니다. 충청도식 순댓국은 순대와 머리고기, 각종 돼지부속을 끓여 얼큰한 양념장과 들깨를 얹어내는 게 일반적인데요. 충북 충주에서는 특이하게 순댓국에 시래기를 넣은 국밥을 말아 내놓습니다. 비주얼부터 맛까지 확실히 지금까지 먹어 본 순대국밥과는 다른 미식 경험을 제공하죠.
뽀얀 돼지사골 국물에 시래기가 들어간 순대국밥에는 들깨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깔끔합니다. 시래기가 느끼함은 잡아주고, 감칠맛을 더한 덕분입니다. 충주에서 ‘시래기 순대국밥’을 즐겨 먹은 데는 지리적 특성이 한몫했습니다. 마사토로 이루어진 충주는 예부터 단무지 키우는 데 적합해 단무지 공장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공장에서 나오는 무청을 가져다가 말려서 먹던 것을 순댓국에 접목한 것이 지금의 전통이 되었다고 합니다.
‘시래기 순대국밥’의 참맛을 보려면 충주 자유시장으로 갈 것을 권합니다. 충주 자유시장에는 만두 순대 골목이 있어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제격인데요. 골목 양 옆으로 늘어선 긴 의자에 앉아 이미 국밥 한 그릇을 뚝딱하는 모습을 보면 빈자리를 찾느라 눈과 귀가 바빠집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옛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순대국밥집은 트렌드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맛집의 자신감이 오픈키친이라면 이곳은 손님 기호에 맞게 곱창과 순대를 그 자리에서 썰어줄 뿐 아니라 말로만 듣던 ‘토렴’하는 모습도 직관할 수 있죠.
토렴은 옛날 찬밥이나 국수 등을 따뜻하게 먹기 위한 지혜인데요. 밥에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를 반복하면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딱 먹기 적당한 온도가 된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30년 넘게 순대국밥을 판매해 온 한 주인장은 토렴을 해야 “밥알이 더 탱글탱글하다”며 “충주 자유시장 안에선 순대국밥이 토렴식으로만 나간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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