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 발언 김민석 “尹검찰독재 견제가 시대정신”이라고?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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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를 향해 '사쿠라 노선' 운운한데 대해 민주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전 대표와 비명계가 그런 시대정신과 시대적 과제가 뭔지 명확히 모르는 것 자체가 사쿠라의 전형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검찰 독재 견제가 민주당의 투쟁 목표는 될 수 있을지언정 시대정신이라며 웅장하게 얘기하는 것은 자신들의 과업을 포장하려는데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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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김 의원의 말 가운데 가장 거슬리는 표현 중 하나는 ‘시대정신’이다. 김 의원은 “지금 시대정신은 뭉쳐서 윤석열 검찰 독재를 견제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비명계가 그런 시대정신과 시대적 과제가 뭔지 명확히 모르는 것 자체가 사쿠라의 전형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검찰 독재 견제가 민주당의 투쟁 목표는 될 수 있을지언정 시대정신이라며 웅장하게 얘기하는 것은 자신들의 과업을 포장하려는데 불과하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든 국민에겐 ‘민생 해결’이 시대정신이 될 수는 있어도 현 정권을 어떻게든 흠집내기 위한 ‘검찰 독재 견제’ 같은 것은 결코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없다. 이재명과 친명계 인사들의 ‘꽉 막힌’ 정신일 뿐이다.
시대정신은 당대를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의 인식과 공감을 반영할 수 있는 매우 무게감 있는 단어다.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 검찰 독재 박멸 정도라니, 아무리 정치판이라도 너무 가볍게 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긴 민주당은 그동안 수차례 ‘방탄 탄핵’으로 헌법상 용어인 ‘탄핵(彈劾)’ 역시 너무 쉽고 가볍게 만들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탄핵’ ‘민생’ ‘협치’에다 이젠 ‘시대정신’까지 언급할 때마다 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의 책 제목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떠오른다.
시대정신(時代精神)이란 독일어로 차이트가이스트(Zeitgeist)라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한 시대에 지배적인 지적·정치적·사회적 동향을 나타내는 정신적 경향으로 18세기 후반~19세기에 걸쳐 독일을 중심으로 등장했다. 독일 철학자 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는 시대정신을 민족 정신이라고 할 정도로 시대와 국가를 통할하는 보편적 국민 정서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공정한 경제와 포용적 성장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했다. 그는 “(대기업 등) 거대경제세력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회에서 공정한 게임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소득, 노동시장, 부동산, 교육까지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 이틀 전 정진석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재벌의) 불법적,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 방지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상대인 민주당과 결국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해법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지엄한 ‘시대정신’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자신들만의 갇혀 있는 생각은 시대정신이 아니다. 민주당은 무게 있는 단어들을 정치적 목적에 맞춰 너무 쉽게 입에 올리는 것을 지양하기 바란다. 그것이 민주당의 품격과 가치를 올리는 길이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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