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해커부대, 미국 항구·송유관 등 기간시설 20여곳 침투"

하와이 상수도 시설과 서부 해안 주요 항구 등이 표적
태평양서 미중 분쟁 발생 시 공포나 혼란 조장하거나 물류방해 목적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해커 부대가 미국 내 주요 기간시설 여러 곳을 침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국 관리들과 업계 보안 관계자들을 인용, 중국군 소속 해커들이 지난 1년간 미국 기간시설 20여곳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해커들의 이 같은 사이버공격이 태평양에서 미국과 중국 간 분쟁이 발생할 경우 공포·혼란을 조장하거나 물류를 방해할 방법을 찾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피해 기관 중에서는 하와이의 상수도 시설과 서부 해안의 주요 항구, 최소 한곳 이상의 송유관 등이 포함돼 있다.

해커들은 또 텍사스 전력망에도 침투를 시도했다. 텍사스 전력망은 미국의 나머지 전력망으로부터 독립된 망으로 운영된다.

미국 영토 밖에 있는 기관들도 중국군 해커들의 표적이 됐다.

ⓒ News1 DB

중국군 해커들의 시스템 침입으로 핵심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경우는 없었지만 미국 태평양함대 본부가 있는 하와이가 공격 대상에 포함되고, 물류의 핵심인 서부 해안 항구가 공격 대상이 됐다. WP는 중국이 대만 유사시 미국이 인근 지역으로 병력을 파견하거나 물자를 수송하는 것을 방해하려 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브랜든 웨일스 미 국토안보부 사이버안보국장은 "중국의 시도는 분쟁 발생 시 중요 인프라의 기능을 방해하거나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사전 준비를 해서 미국이 아시아에 힘을 쏟는 것을 막거나 미국 내부의 사회적 혼란을 초래해 위기를 둘러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해커들은 가정이나 사무실용 라우터처럼 무해한 장치로 우회하면서 자신들의 공격 흔적을 감추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투의 주된 목적은 정상적인 사용자 행세를 하며 공격에 이용할 수 있는 직원 정보를 훔치는 것이다. 다른 침입 방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조 맥레이놀즈 제임스태운재단 보안연구원은 "중국 해커들은 발각되지 않은 상태로 시스템 안에 들어가서 머물 방법을 찾고 있다"며 "시스템에 침투해 기다리고 있다가 정찰을 수행하고, 산업 통제 시스템이나 더 중요한 기관 등 상부 목표물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한다. 그리고 어느 날 상부에서 명령이 내려오면 정찰에서 공격으로 태세를 전환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