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치고 박고 싸워야 기업가치 오르는 나라…후진국 증시 탈피하려면 [매경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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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타이어 제조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가 대주주 형제들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
지주회사의 주가 저평가 문제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이를 개선할 정책은 전무하다시피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 중 상당수가 지주회사 체제로 묶여있고, 대주주가 안정적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적대적 M&A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과 같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야만 지주회사 주가가 제값을 받는 구조는 너무 후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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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1 이하 기업들에 대한
도쿄거래소 주가부양 압박 덕
경영권분쟁 한국타이어 지주사
주가 저평가로 공격빌미 제공
이 회사 주가 미스터리에 대한 얘기는 뒤에 이어서 하고 먼저 일본 증시를 들여다보자. 일본 증시 벤치마크인 니케이225 지수는 올해 들어 11일까지 25% 넘게 급등했다. 지난달 말 33년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소폭 조정중이지만 일본 증시 투자자들은 행복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코스피는 같은 기간 12% 상승에 그쳤다.
한일 증시 상승률을 결정한 요인은 무엇일까. 경제성장률은 아닌듯하다. 3분기까지 실적을 놓고 볼때 양국 모두 올해 1%대 성장률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엔화약세를 얘기한다. 엔화값이 큰폭으로 떨어져 일본주식이 상대적으로 싸진 덕에 외국인 자금이 일본증시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 충분한 설명이 되진 못한다. 한국 원화값도 그에 못지않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달러환율을 놓고 볼때 올들어 11일까지 엔화값은 9.8%, 원화값은 4.2% 떨어졌다.
2023년 일본 증시 약진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 4월 PBR이 1을 밑도는 상장기업들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 즉 주가부양 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PBR이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개념이다. 1을 밑돈다는 것은 기업의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되어있음을 의미한다. 우량종목지수 편출 등 불이익을 우려한 일본 상장기업들은 부랴부랴 주가부양에 나섰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자사주 매입이었다. 일본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입액은 6월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가까이 증가했다.
이제 다시 한국앤컴퍼니 얘기로 돌아와보자. 이 회사 PBR은 경영권분쟁이 터지기 전인 9월말 기준 0.3에도 못 미쳤다.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재앙적인 수준의 저평가다. 반대로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지주회사와 자회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매우 싼값에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속할 때도 주가를 기준으로 과세하기 때문에 세금도 적게 든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지주사들은 대부분 PBR이 1을 밑돌고, 상당수는 0.5에도 못미친다. 일본이었다면 거래소에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당장 제출해야 한다.
지주회사의 주가 저평가 문제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이를 개선할 정책은 전무하다시피했다. 그러는 사이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 중 상당수가 지주회사 체제로 묶여있고, 대주주가 안정적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적대적 M&A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증시 PBR은 0.9로, 미국(3.8)은 물론이고 일본(1.5)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주주가치 제고 없이는 자본시장 선진화도 불가능하다. 일차적으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목소리를 내야겠지만, 경우에 따라선 일본처럼 거래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과 같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야만 지주회사 주가가 제값을 받는 구조는 너무 후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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