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자동차 수출 둔화···3분기 기업 매출 5% 감소

이윤주 기자 2023. 12. 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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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가격 약세가 계속되고, 자동차 수출 증가율도 둔화하면서 지난 3분기 국내 기업의 성장성·수익성 지표가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3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올 3분기 국내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5.2% 줄어, 감소폭이 2020년 2분기(-10.1%) 이후 가장 컸다.

매출액은 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다.

제조업의 경우 3분기 매출 감소폭(-6.8%)이 2분기(-6.9%)와 비슷했고, 비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2분기 -0.7%에서 3분기 -3.1%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세부 업종별로 기계·전기전자업(-15.4%→-8.8%)은 부진이 이어졌지만 매출 감소폭은 축소됐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등으로 반도체 수출액 감소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운송장비(23.7%→10.0%)는 자동차 수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매출 증가폭이 비교적 큰폭 하락했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했다.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3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0%로 지난해 3분기(4.8%)보다 하락했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5.4%에서 올해 3분기 4.0%로 1.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비제조업(4.0%→4.1%)은 소폭 상승했다.

세부 업종 중에서는 제조업 가운데 기계·전기전자(8.7%→0.9%)와 비제조업 중 운수업(15.0%→7.9%)의 영업이익률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세전 순이익률(5.1%)은 지난해 3분기(5.0%)와 비슷했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3분기 부채 비율은 90.2%로 2분기(90.8%)보다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26.0%→25.9%)도 소폭 개선됐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는데, 반도체 재고가 거의 떨어지고 고급화된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4분기에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2962개 중 3979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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