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아들 발달장애 판정, 6개월간 술에 절어 살아…트럼펫 특기 대학 갔다"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가수 이상우가 발달장애 아들의 근황을 전했다.

12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는 이상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이상우는 "정말 제 인생을 바꿔놓은 아들이다. 스승 같은 아들이다. 작은 아이는 선물 같은 아들이라고 얘기를 많이 한다. 이 친구 덕분에 나머지 가족들이 좋아진 거 같다. 이 친구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트럼펫 하고 있다. 발달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대학을 못 가는 경우가 많은데 트럼펫으로 나사렛대학교 관현악부에 들어갔다. 대학도 졸업하고 부모와 떨어져 기숙사 생활도 처음으로 해봤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한때 수영 유망주였던 점을 언급하며 "수영을 진짜 잘했다. 대한민국 기록을 세울 정도였다. 초등학교 때는 경기도에서 장애인 대회가 아닌 일반대회에서 1등을 했다. 스페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부터 아이가 수영장 가기 싫다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하더라. 가만히 생각하니까 '우리가 왜 하지?' 싶더라. 아내한테 수영 접자고 했다. 아내는 10년을 준비했는데 무슨 소리냐더라. '아이가 행복해하지 않잖아. 우리 좋자고 시킬 순 없잖아. 그만하자'고 하니까 안 된다더라"고 밝혔다.

그는 "그게 이해가 되는 게 수영장만 가면 (아내의) 어깨가 쫙 펴지는 거다. 거기만 가면 아이가 잘하니까. 스트레스를 거기서 다 푸는 거다. 아들한테 '미안한데 엄마 설득할 테니까 네가 서너 달만 더 고생해라'고 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기다리면서 틈만 나면 설득했다. 그니까 아내도 그만하자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그러는 와중에 트럼펫을 하고 있는 거다. 중1 때부터 방과후로 하기 시작했다. 아내가 악기를 모르니까 트럼펫을 선택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악기 중 하나다. 그게 신의 한 수였다. 어려우니까 아무도 안 하더라. 경쟁자가 별로 없다. 지금은 트럼펫 주자로 앙상블 팀을 하고 있고 솔리스트로 키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상우는 "장애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사실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말에 "저는 처음에 한 6개월 정도 술에 절어 살았고 되게 힘들었다. 집사람은 한 번도 우는 걸 못 봤다. 아이 데리고 차를 200㎞ 몰고 다니면서 교육, 치료받으러 다녔다. 그걸 보니까 정신 차려야 되겠다 싶어 같이 다녔다"고 전했다.

이어 "나중에 아내한테 물어보니 '아프다니까 낫게 하면 되잖아'라더라. 이 사람은 100%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어 초반에는 힘든 줄 몰랐다가 8년 지나니까 힘들어하고 저는 초반에 힘들어했고 그 뒤에는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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