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날 밟고 尹정부 성공시켜달라”···김기현 사퇴 임박한듯
“버려짐 아니고 뿌려짐이라 믿어”
혁신위 해산 후 퇴진 압박 김기현 대표
일정 취소하고 ‘잠행’···사퇴발표 임박한듯
장제원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며 “제가 가진 마지막을 내어놓는다. 이제 떠난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절박한 것이 어디 있겠냐”며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의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상의했는지 등 추가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회견장을 떠났다.
장 의원은 부산에서만 세 차례(18·20·21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그는 19대 때도 당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앞장 서서 불출마를 선언한 전력이 있다. 지난 대선 때는 윤석열 후보를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고, 대선 막판 윤 후보와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협상을 이끌기도 했다. 윤 대통령 ‘복심’이자 여권 최고 실세로 꼽혀온 그는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선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통해 지지율이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물던 김기현 후보가 당권을 거머쥐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와 당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기현 지도부가 띄운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총선 승리를 위해 ‘중진·친윤·당 지도부’의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출마 결단을 요구했다. 혁신위가 제시한 세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하는 건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이며, 장 의원과 권성동 의원 등이 두 가지(중진·친윤) 조건을 충족한다.
혁신위 활동기간 중에는 당 지도부도 친윤 의원들도 응답을 하지 않거나, 오히려 불쾌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12일 혁신위 활동이 공식 종료되자마자 장 의원이 가장 먼저 금배지를 내던진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장 의원의 결단을 높게 평가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본인이 희생하는 그런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장 의원의 결심이 밑거름돼 차가운 국민의 마음을 돌리는 기폭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재형 의원도 “용단에 경의를 표한다. 이런 희생과 결단이 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린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김기현 대표도 이번 주 비슷한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주목 받는 건 김기현 대표다. 김 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연탄 나눔 봉사활동 일정을 취소했으며, 당에 “하루이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 향후 본인의 거취 관련 막판 고심에 들어갔으며,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주 공천관리위원회 출범과 함께 대표직 사임을 선언할 수 있다는 예상이 있는 반면, 하루 이틀 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가 조만간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본다”며 “사퇴하는 것 말고 방법이 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로선 대표 퇴진 후 마땅한 대안이 없는 데다, 공천관리위원장 임명과 공천관리위 구성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리에 연연하는 게 아니고 현실적으로 그만두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김 대표 입장에서는 혁신위나 당 일부 의원들 요구에 떠밀리듯 자리를 내려놓기가 싫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대표 역시 불출마를 택할 계획이지만 명예로운 퇴장 시점을 고르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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