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마실 물 말라붙었다…짐바브웨서 코끼리 100마리 떼죽음

김가연 기자 2023. 12. 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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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짐바브웨 황게 국립공원에 쓰러져 죽어있는 코끼리. /로이터 연합뉴스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한 국립공원에서 100마리 넘는 코끼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은 이날 짐바브웨 서부 황게 국립공원에서 물웅덩이가 말라 최소 100마리의 코끼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IFAW는 “건기가 길어지면서 한때 국립공원 내에 풍부했던 물웅덩이가 모두 말라 진흙 웅덩이로 변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최소 100마리의 코끼리가 물 부족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했다. 짐바브웨에서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우기이지만, 올해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강들이 말라붙고 있는 상황이다.

황게 국립공원의 면적은 1만4600㎢ 정도로, 이곳에는 약 4만5000마리의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자 국립공원 측은 물 부족을 우려해 태양광 동력 펌프 104개를 설치했다. 하지만 성체 코끼리 한 마리가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은 하루 200ℓ정도인데, 펌프만으로는 코끼리들에게 충분한 물을 공급하기 어려웠다는 게 IFAW의 설명이다.

IFAW는 “이 조치만으로는 기존 물웅덩이를 모두 말라붙게 만드는 높은 기온에 대응하기엔 충분하지 않았다”며 “야생동물들은 먹이와 물을 찾아 먼 거리를 걸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짐바브웨 전역에 서식하는 코끼리는 10만 마리 정도로 파악된다. 이는 세계 2위 규모다.

이미 지난 9월 짐바브웨 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청은 “많은 야생동물들이 물과 먹이를 찾아 보츠와나로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건기가 길어져 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코끼리들이 이를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죽은 것으로 보인다.

IFAW의 필립 쿠바워가는 “이러한 동물의 죽음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기후위기로 인해 다양한 환경 변화가 발생했고, 지역의 천연 자원 보존력 또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에는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20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며 “(기후 변화로 인해)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짐바브웨에서는 11월부터 건기가 끝나고 이듬해 3월까지 우기가 이어진다. 올해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 상황이며 내년까지도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짐바브웨 기상 당국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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